케이블TV 가입자라면 굳이 비싼 스마트TV를 사지 않아도 셋톱박스 교체만으로 기존 TV를 스마트TV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대표 장영보)는 지난해 초부터 LG CNS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 셋톱박스’ 개발에 착수해 상반기 중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형식승인 절차는 모두 마쳤으며 이를 활용한 신상품 출시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용약관 변경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씨앤앰이 최근 시연회를 통해 공개한 스마트 셋톱박스는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버전을 탑재했으며 1250 DMIPS, 512MB 램(RAM) 성능을 갖췄다. SD카드 장착도 가능해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셋톱박스를 장착하면 기존 TV에서도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비롯해 웹 브라우징, 게임, 애플리케이션 이용 등 스마트TV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LG CNS가 구축한 자체 앱스토어를 탑재해 현재 포털, 뉴스, 게임 등 20여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했다. 최근 몇몇 케이블TV 방송사들도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를 도입했지만 앱스토어까지 갖춘 경우는 씨앤앰이 처음이다.
네이버 음성검색 기능도 연동해 음성으로 VOD, 실시간 채널, 유튜브, 웹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리모컨을 통해 ‘아이유’라고 말하면 아이유 출연작 VOD나 아이유가 출연 중인 실시간 방송 채널을 자동으로 찾아 준다. 아이들이 쉽게 ‘뽀로로’ VOD를 찾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씨앤앰은 스마트 셋톱박스와 전용 리모컨을 함께 선보였다. 리모콘은 마우스처럼 움직일 수 있는 포인터 기능과 음성검색 버튼, 위젯 기능 등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기존 적외선 방식이 아닌 RF 방식이 적용돼 셋톱박스와 리모컨 사이에 장애물이 있어도 작동한다.
리모컨의 모션 포인터 기능을 활용한 게임은 기존 TV 게임 구동 시 화살표를 이용한 조작에 불편함을 개선했다. 넓은 TV 화면의 장점을 살린 풀 브라우징 기능도 지원한다. VOD 서비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대폭 개선됐다. 기존 텍스트 위주의 나열 방식에서 이미지 위주로 바꿔 보다 직관적으로 프로그램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씨앤앰 관계자는 “기존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에 플러스 알파(+α)의 가치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무엇보다 스마트 기능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셋톱박스의 최대 장점은 비싼 스마트TV를 구매할 필요 없이 셋톱박스 변경만으로 기존 TV에서 스마트TV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TV를 구매할 경우 다채널 서비스를 위해 별도 유료방송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존 씨앤앰이 제공하는 실시간 채널과 VOD 서비스를 기본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스마트TV가 야기했던 통신망 과부하 문제도 자체 HFC 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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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일단 TV용 콘텐츠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스마트TV 시장이 활짝 열리지 않은 만큼 TV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나서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 TV향 웹페이지 개발과 불편한 자판 입력 방식의 개선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스마트 셋톱박스와 연계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씨앤앰 관계자는 “스마트 셋톱박스는 이제 막 걸음만 단계”라면서 “안드로이드 2.4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업그레이드나 HTML5 기반 웹 등 스마트 셋톱박스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업그레이드 방향을 저울질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