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앱개발, 테스트는 아이패드로?

일반입력 :2012/04/14 08:15    수정: 2012/04/14 22:43

아이패드로 윈도8 메트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돌릴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해 화제다. 윈도8용 터치 앱을 만들면서 제대로 테스트를 해볼 수 없었던 개발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애플의 태블릿 단말기가 그를 뒤쫓는 마이크로소프트(MS) 모바일 생태계 확산에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12일 메트로UI 앱을 아이패드에서 구동할 수 있는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라는 프로그램과 기술을 소개했다.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는 2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아이패드에 내려받아 실행하는 iOS용 앱이다. 다른 하나는 실제 윈도8 운영체제(OS)에서 돌릴 '스트리머'라는 작은 프로그램이다. 이 스트리머는 해당 윈도8 환경을 아이패드 앱에서 원격 접속으로 연결되게 해주는 역할이다.

이로써 사용자는 아이패드 앱과 윈도8용 스트리머를 각각 설치해 아이패드에서 윈도8 터치 인터페이스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 접속 품질이 꽤 쓸만해서 즉각적인 윈도8 경험을 제공한다고 지디넷은 평했다.

사실 이 기술은 공짜가 아니다. 일단 개발사 스플래시톱은 지디넷에 리뷰용 무료 코드를 제공했다. 실제 아이패드용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 앱은 아이튠스 앱스토어에서 정가 50달러에 판매된다. 현재 출시 직후 반값 할인 행사중이라 25달러에 살 수 있다. 어쨌든 일반적인 유료 앱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 가격이 비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개인 개발자가 윈도8 메트로UI 앱을 위한 터치 조작을 시험할 환경을 갖추려면 중고 가격도 최소 수십만원부터 시작하는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갖고 있거나 100만원을 훌쩍 넘는 최신 기기 '삼성 슬레이트PC'를 구입해야 한다. 이미 아이패드를 사용중인 개발자라면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를 쓰기 위해 앱을 결제해도 큰 손해는 아닐 수 있다.

지디넷은 처음으로 상용화된 윈도8용 비 메트로 앱이 아이패드용으로 설계됐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고 평했다.

■어떻게 쓰나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를 쓰려면 2가지만 하면 된다. 아이튠스 앱스토어에서 아이패드용 앱을 구입하고 내려받는 작업과 앞서 언급한 스트리머 프로그램을 실제 윈도8 환경에 내려받아 설치하고 원격접속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사용자가 윈도8에서 영문자와 숫자를 조합한 8글자 패스코드를 지정한 다음 아이패드에서 윈도8 컴퓨터 이름과 해당 패스코드를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아이패드에서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 앱으로 연결된 윈도8 메트로UI 환경은 원래 화면과 똑같다. 다만 화면 아래에 원격접속 관련 설정과 키보드 입력을 위한 기능 메뉴 '힌트 컨트롤 바'가 자리한다. 이 메뉴는 기본적으로 숨어 있는데 오른쪽 아래 구석에 항상 떠 있는 작은 아이콘을 눌러 표시할 수 있다. 각 아이콘은 화면 회전 잠금, 일반 터치 대신 마우스 커서가 표시되는 가상 터치패드 입력으로 바꾸기, 자판 입력 표시 기능 등을 실행한다.

자판 입력 표시 기능이 처음엔 불필요해 보인다. 아이패드든 윈도8이든 터치 인터페이스용 스크린키보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플래시톱이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에서 제공하는 자판 배열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윈도8 PC 환경을 위한 특수한 키를 입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F1~12부터 알트, 윈도 키도 포함된다. 지디넷은 이런 특성상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의 자판 배열이 본질적으로 물리적인 윈도 키보드를 완전히 대체한다고 썼다.

사실 윈도8 컨슈머프리뷰 버전의 기본 자판도 PC용 윈도 자판 배열을 완전히 지원하지만, 이는 기본 설정값이 아니다. 메트로 환경에서 PC 설정, 일반 항목으로 들어가 표준 자판 배열을 조정해야 숨어 있던 여분의 키를 스크린키보드에 표시되게 할 수 있다.

■반응 속도 양호…약점은?

보도에 따르면 스플래시톱은 원격데스크톱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해 이를 제품화하는 회사다. 앞서 앱스토어에 일반적인 용도로 데스크톱용 원격지원 앱을 올려 연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낸 이력도 있다.

그래선지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 앱이 구현해주는 원격접속 성능 자체는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무선랜으로 연결할 경우 끊김 현상이 거의 없더란 평가다. 앱을 끌어다 자리잡게 하는 조작은 잘 수행됐고 윈도8 오른쪽 화면 시스템메뉴 '참(Charm)'을 꺼내거나 이미지 크기를 늘려 보는 동작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아쉬운 점은 아이패드 해상도가 사용자의 윈도8 환경에 안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스플래시톱은 자사 소프트웨어 기술이 작동할 때 이런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했다고 지디넷은 지적했다. 윈8 메트로 테스트베드 앱이 아이패드 해상도에서 돌아갈 때 연결하는 윈도8 PC 화면도 그에 맞춰진다.

관련기사

이렇게 했을 때 문제가 전혀 없진 않다. 최대 약점은 아이패드 기본 해상도로 메트로UI의 앱 화면분할(snapped app)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이다. 화면분할은 기본 실행중인 앱의 좌우 측면 한쪽에 보조적으로 다른 앱을 띄워놓을 수 있는 메트로UI 기능이다.

메트로UI 최저 지원 해상도는 1024x768 화소라는 아이패드 해상도와 일치하지만, 한 화면에 앱 두 개를 띄우려면 1366x768 이상 해상도여야 한다. 화면분할 테스트를 위해 아이패드에 이 해상도를 강제 적용할 수 있긴 한데 이 경우 '못난 경험(ugly experience)'을 야기한다고 지디넷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