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 3DS, 결국 또 '마리오게임기' 되나?

일반입력 :2012/04/10 07:44    수정: 2012/04/10 09:55

김동현

오는 28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한국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3DS가 라인업 고갈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NDS에 이어 ‘마리오게임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DS 서드파티가 대부분의 게임 출시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캡콤부터 반다이남코, 코나미 등 국내 자회사를 가진 곳들 역시 대부분 게임 출시를 포기했다.

가장 많은 서드파티 타이틀을 선보이며 3DS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았던 캡콤은 ‘몬스터헌터 3G’ ‘바이오하자드 리벨레이션/머시너리즈’ ‘스트리트 파이터4 3D’ 등의 한국 출시를 사실상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다이남코게임즈의 경우 론칭 타이틀 ‘철권 3D 프라임 에디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타이틀을 국내 정식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출시가 불발된 게임 타이틀에는 ‘원피스 언리미티드 크루즈SP’도 포함돼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타이틀은 현재 반다이남코파트너즈코리아에서 유통을 맡고 있다. 이 업체의 타이틀인 ‘시아트리듬 파이널판타지’와 ‘슬라임 모리모리 드래곤퀘스트3’ 등도 국내 정식 출시되지 않을 예정이다.

서드파티 업체들의 잇따른 출시 포기는 3DS의 국가 코드와 현지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코드 문제는 이미 닌텐도DS부터 꾸준히 서드파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다.

국가 코드 제한은 특정 지역의 하드웨어에서 그 국가에 해당되는 타이틀만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다. 역수출이나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도입했으나 현재는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

또한 현지화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자사의 하드웨어로 출시되는 모든 게임에 의무적인 현지화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 시키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 콘솔 및 휴대용 게임 업체는 매뉴얼만 한글화하는 수준이지만 닌텐도는 게임까지 모두 한글화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서드파티 측에서 하드웨어 보급이 어느 정도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타이틀을 선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3DS가 닌텐도DS만큼 잘 팔릴지 모르지만 한글화를 무조건 해야하는 조건은 우리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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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파티가 한글화를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은 단순히 판매량 때문은 아니다. 대부분 서드파티는 한 개의 대작 게임을 가져오기 위해 수준이 다소 낮은 몇 개의 타이틀을 함께 수입해야 한다. 3DS 게임은 이 타이틀까지도 모두 함께 한글화해야 하니 부담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3DS가 좋은 게임기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현재 분위기 상에서 무리하게 라인업을 확충할 수 없다”며 “초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을지 모르지만 불확실한 요소가 많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