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코어 모바일AP에 대한 7가지 진실

일반입력 :2012/04/09 13:18    수정: 2012/04/09 20:41

손경호 기자

쿼드코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더 많은 프로세서 코어를 통해 더 높은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코어의 개수가 많을수록 스마트폰의 성능 또한 향상될까?

美씨넷은 8일(현지시간) 쿼드코어 스마트폰에 대한 7가지 신화의 오류를 지적했다.

씨넷은 적어도 “쿼드코어AP의 등장이 곧 대부분의 고사양 스마트폰의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미 1년 전 듀얼코어 스마트폰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됐다.

■ARM 코어가 칩 자체는 아니다

대부분의 모바일AP는 ARM의 프로세서 코어 설계기술(IP)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ARM은 안드로이드폰과 윈도폰 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4S 등에 필요한 모바일AP의 설계도면을 제공한다.

칩 제조사들은 ARM의 쿼드코어칩 기본 설계도면을 라이선스해서 자신들 고유의 칩에 통합시킨다. 예를 들어 새 아이패드에 적용된 애플 A5X칩은 ARM의 1Ghz 코텍스-A9 설계도면을 라이선스해 듀얼코어로 만든 뒤 이매지네이션의 SGX543 그래픽처리 프로세서(GPU) 설계도면 등을 통합해 하나의 칩으로 만들었다.

ARM은 A8, A9, A15 등은 각각 숫자가 높을수록 전작에 비해 성능이 좋은 칩을 구현할 수 있는 설계도면이다. 닉 디카를로 삼성전자 제품기획담당 부사장은 시스템반도체(SoC)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각각 칩이 가진 아키텍처를 비교해야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싱글코어 ARM 코텍스-A9이 코텍스-A8보다 성능 면에서 앞선다.

칩 제조사들은 ARM의 설계도면에 기초해 각자 제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AP인 테그라3는 5번째 저전력 코어인 일명 컴패니언 코어를 추가로 적용했다. 음악재생 등은 4개의 코텍스-A9코어를 완전히 작동 중지하는 대신 컴패니언 코어를 작동해 전력소모량을 대폭 낮췄다는 설명이다.

라즈 탈룰리 퀄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ARM의 기본 아키텍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전체 ARM기반 시스템의 디자인으로부터 최종 제품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이 모바일AP가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퀄컴은 듀얼코어칩으로 경쟁사들이 발표한 쿼드코어칩보다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넷은 HTC가 미국에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인 원X의 LTE지원버전에는 유독 엔비디아의 테그라3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S4가 사용된 이유를 빗대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ARM기반 칩은 크게 두 가지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듀얼코어 코텍스-A15가 쿼드코어 코텍스-A9과 비슷한 성능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씨넷은 말했다.

이에 대해 디카를로 부사장은 “두 칩 간의 성능 차이는 현실세계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검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어가 두 배면 성능도 두 배?

싱글코어에서도 듀얼코어로,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칩을 사용하면 성능 역시 두 배가 될까? 씨넷은 아무리 많은 코어수를 사용해도 하나의 배터리와 한정된 메모리 용량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이 높다면 성능향상을 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탈룰리 부사장은 말했다. 코어 수가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해서 전체 스마트폰의 성능 역시 꼭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모든 코어는 항상 작동한다?

쿼드코어라고 하면 모든 코어가 항상 작동하는 것처럼 여기지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씨넷은 “얼마나 많은 코어가 있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프트웨어의 지원 없이 얼마나 많은 업무를 분산해 처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영체제(OS)는 멀티쓰레딩 지원 기능을 가진다. 이는 각각의 코어가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할 때 이를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적절히 분배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은 하드웨어와 OS가 상호작용하도록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씨넷은 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앱이나 게임 등을 프로그램하는 개발자들이 멀티쓰레딩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렉 설리반 마이크로소프트 선임 제품담당 매니져는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는 앱을 만드는 과정이 훨씬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멀티쓰레딩은 개발자들이 개발한 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더 복잡한 수정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개 앱 개발자들이 꺼려한다는 설명이다.

유튜브나 ESPN을 통해 동영상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시청할 경우 비디오 스트림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설리반 매니져는 “일련의 프로세서를 통해 비디오 스풀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멀티코어는 쉽게 작동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비디오 시청과 같은 특정 업무를 수행할 때 하나의 코어가 최대한으로 작동한다면 다른 코어들은 이메일이나 다른 앱을 구동하는데 사용된다.

■더 많은 코어가 배터리 소모량 줄인다?

작업 처리가 여러 개의 코어로 분산되기 때문에 더 많은 코어를 사용할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줄어든다는 주장 역시 신화일 뿐이라고 씨넷은 밝혔다.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면 모바일AP의 클럭스피드를 나타내는 기가헤르츠(GHz) 단위는 자동차의 분당회전수(RPM)에 비유할 수 있다. 더 많은 프로세서 코어를 사용하는 것은 내연기관에 더 많은 실린더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내연기관을 구동하는 실린더가 많을수록 더 높은 엔진출력을 낼 수 있으나 그만큼 연료의 소비량 또한 많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AP, 무선통신은 배터리를 소모하는 주요 핵심기능들이다. 더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배터리라는 ‘연료’가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지를 더 부드럽게 처리(렌더링)하거나 인터넷과 더 빨리 연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터리용량이 필요하게 된다.

프란체스 시데코 아이서플라이 컨슈머·커뮤니케이션 담당 책임연구원은 “더 높은 배터리 용량에 대한 수요는 시스템 단위에서 최적화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해 준다”고 밝혔다.

배터리 수명은 여전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칩 제조사들은 배터리 소모량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배터리 소모량을 적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씨넷은 “코어가 10개라도 스마트폰이 순식간에 꺼져버린다면 소용없다”고 밝혔다.

■AP가 모든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한다?

스마트폰을 구동하는 SoC는 AP 하나로만 이뤄졌다고 여겨지나 이 역시 씨넷은 잘못된 신화라고 지적했다.

HTC는 원X, 원S, 원V 등을 통해 사진렌더링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보도에 따르면 HTC 자체 이미지프로세서칩으로 이 같은 속도를 구현했다. 이처럼 AP뿐만 아니라 그래픽처리를 담당하는 GPU, 동영상의 인코딩과 디코딩을 처리하는 이미지 처리 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체 성능을 높인다고 씨넷은 설명했다.

■운영체제(OS)를 잊지마라

현재 쿼드코어 매니아는 안드로이드 OS에 기반한다. 아이폰4S는 듀얼코어이고, 윈도폰의 OS는 싱글코어로 작동한다.

잠재적으로 싱글코어 보다 쿼드코어가 낫다는 인식은 MS에게는 아픈 분이다. 만약 소비자들이 노키아 루미아900과 같이 싱글코어를 사용한 폰이 느리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쿼드코어 사용자들에 비해 열등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씨넷은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은 이론에 불과한 벤치마크테스트가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성능을 테스트해야 한다고 밝혔다. 설리반 매니저는 “사람들이 웹서핑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 경우 하나의 코어만으로 더 높은 효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MS는 실제로 그 이상의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작동하지 않도록 OS를 구성했다.

설리반 매니저는 동시에 너무 많은 앱을 멀티쓰레딩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면 스마트폰 전체 시스템의 반응속도가 느려져 더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어의 수 못지 않게 스마트폰의 전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OS의 코드를 어떻게 관리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나즈 탈룰리 퀄컴 부사장과 닉 디카를로 삼성 부사장, 프란체스 시데코 아이서플라이 책임 연구원 등도 모두 이에 동의했다고 씨넷은 밝혔다.

■벤치마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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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에 따르면 닉 디카를로 삼성 부사장이 반도체 벤치마크 테스트에 대해서 강하게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프로세서 성능 테스트는 칩에 포함된 수 십 개의 평가요소를 통해 측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측정이 종종 유용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제조기업들의 칩들을 비교한 보고서가 그렇다.

벤치마크 툴은 칩의 성능을 손쉽게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에 대해 보도는 벤치마크 툴이 CPU·GPU의 성능을 수치로 평가해 보여주나 모든 통계와 마찬가지로 조작의 위험성이 있다고 씨넷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