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운이라고 봐야겠죠. 저희도 놀랐습니다.”
3일부터 지상파 3D TV 시범 방송이 시작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전자 3D TV만이 새로운 전송 규격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해당 시범방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지난해 개발한 새로운 통신 규격인 듀얼스트림 방식으로 진행된다. 듀얼스트림은 기존 MPEG-2과 함께 H.264(MPEG-4)로 된 신호를 동시에 송출해 하나의 채널에서 2D와 3D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기존 3D TV가 MPEG-4로 압축된 신호를 풀어주는 디코딩 기능을 탑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3D TV는 올해 신제품에서 최초로 이 기능을 탑재했으며, 이밖에 소니를 비롯한 해외 브랜드 TV 역시 이러한 기능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3D 방송은 사이드바이사이드(side by side) 방식으로 MPEG-2 디코딩만 되면 문제가 없었다. MPEG-4 압축기술을 활용한 3D 방송 전송은 갑자기 나왔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최근에 논의된 기술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년 전인 지난 2010년부터 생산된 3D TV 제품에 이러한 하드웨어적으로 MPEG-4를 디코딩 하는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막아놨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3D TV부터 단계적으로 이러한 MPEG-4 디코딩 기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삼성전자가 칩을 직접 설계하다 보니까 개발자들이 향후 기술 변화에 대응해서 미리 조치한 것으로 본다”며 “특별히 ETRI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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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 반응이다. 해당 관계자는 “듀얼스트림 방송 전송 규격을 결정한 이후 삼성전자 제품이 이러한 기능을 미리 탑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ETRI와 삼성전자가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건과 관련해서는 순전히 운 아니면 우연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삼성전자가 사전에 이러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할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며 다만 듀얼 스트림 방식의 표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