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리다매 x86, 고수익 사업으로 가는 길

일반입력 :2012/03/30 11:07    수정: 2012/03/30 16:58

x86서버는 박리다매 사업이지 고부가가치 사업은 아니다. 매 분기마다 발표되는 시장조사 업체의 서버시장보고서에서 판매대수로는 압도적인 1위인 HP가 매번 IBM에게 매출 1위를 내주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업성 측면에서 볼 때 x86서버는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에 비해 투자대비수익률(ROI)이 극히 낮다. 이에 HP, IBM은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사업의 주 수익원으로 유닉스 서버로 삼았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기업들은 주요 업무를 유닉스에서 x86 환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호주의 경우 x86서버의 비율이 80%를 넘어선지 오래다. 미국도 유닉스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과 일본만 여전히 유닉스와 x86이 박빙의 구도를 보이지만, 조금씩 x86의 우세로 기우는 모습이다.

유닉스 사업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IBM, HP는 x86의 사업성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x86서버 파트너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저수익 x86서버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바꾸려는 고민의 흔적이 발표하는 솔루션과 서비스 곳곳에서 드러난다. 고객 서비스 품질을 유닉스 수준으로 높이고 대형 기업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면서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유닉스급 서비스를 x86에도 제공

한국HP(대표 함기호)는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멀티벤더 환경과 다양한 서버가 혼재되는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새로운 IT지원 솔루션 ‘올웨이즈온 서포트 서비스’를 발표했다.

HP 올웨이즈온 서포트 서비스는 사전에 장애요소를 인지하고, 문제 발생시 95%의 초기 해결, 예기치 않은 다운타임을 66% 이상 줄이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HP는 프로액티브 인사이트 아키텍처로 부터 수집된 1천600개의 진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한다.

이 서비스는 ‘파운데이션 케어’, ‘프로액티브 케어’, ‘데이터센터 케어’ 등으로 구성되며, 라이프사이클 이벤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파운데이션케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위한 단일 포인트 접촉으로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운영체제(OS)나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문제가 있어도 HP 측에 연락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프로액티트 케어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HP와 파트너사가 수행함으로써 장애 예방 효과를 제공하며, 다운타임의 최소화와 성능의 최적화를 실현한다. 이는 클라우드 상 온라인 지원서비스로 제공된다.

데이터센터 케어는 기업의 멀티벤더 환경에 맞춤화된 지원을 제공한다. 투자대비효과 측정 툴과 예측 및 분석을 통해, 콜 관리의 강화, 향상된 서비스 지원, 적극적인 사전적 서비스, 사후 지원을 비롯해 체계적인 관리를 제공한다.

라이프사이클 이벤트 서비스는 IT 프로젝트 진행기간 동안 HP 전문가와 함께 HP 케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서비스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최선의 서비스를 선택하여 이 서비스를 위한 전략, 설계, 실행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운데이션케어는 로엔드 x86 고객, 데이터센터 케어는 하이엔드 제품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프로액티브 케어는 지난달 HP가 발표한 x86서버 제품 ‘프로라이언트 G8’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하워드 보우랜드 HP 테크놀로지서비스(TS) 부사장은 “과거엔 서포트서비스 수익성이 떨어져 높은 수준과 낮은 수준만 유지할 수 있었다”라며 “원격지원인 프로액티브케어가 생겨 중간을 맡게 돼 합리적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프로액티브 케어는 서버 메인보드 곳곳에 내장한 센서들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 로그데이터를 HP의 클라우드 시스템의 ‘인사이트 온라인’에 전송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각 부품별 수명과 현재 운영현황, 발열 등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버전 관리를 통해 최적 상태를 유지한다.

이같은 서비스는 기존 유닉스 서버고객들에게 제공됐던 것을 x86 서버에 적용해 대응하는 것이다. 유닉스를 이용하던 고객이 x86을 이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닉스 사용자는 주요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장애를 해결하는데 전문서비스를 받는 데 익숙하다. 서비스 활용에 익숙한 만큼 비용 지불유도도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지원을 추가함으로써 서비스인력을 유지하는 비용을 줄여 지원서비스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도 노린다. 서비스 사각지대였던 2소켓과 4소켓 x86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대신 솔루션 앞세운 접근법

HP 관계자들은 x86서버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x86서버 매출을 일으키는데 채널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마진이 떨어지는 것은 사업 전체의 위기와 같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거 CPU 성능과, 속도를 앞세우던 영업방식을 자제하고, 고객 측의 요구사항에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스티븐 보비스 HP 아시아태평양일본(APJ) ISS 부사장은 “서버는 최초 구매비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기존 환경의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 등 복잡한 환경을 관리해야 하는 고객들의 도전과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HP와 파트너는 데이터센터 내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컨설팅과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100% 가용성을 실현하는 것으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라며 “고객사 IT조직이 인프라 운영에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사업 혁신 지원기능을 극대화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보비스 부사장은 파트너사의 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파트너가 하드웨어에만 치중한다면 생존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솔루션과 전문성을 키워 차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HP는 파트너에게 많은 교육과 파트너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전문기술세트를 구축하도록 하고있다”며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역량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솔루션 중심의 접근법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영채 한국HP ESSN ISS사업부 상무는 “벨류 비즈니스로의 변신은 파트너뿐 아니라 HP에게도 숙제다”라며 “이제 굳이 유닉스를 쓰지 안아도 되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ISS로 몰려오는데, 거기에 어떻게 응대하느냐를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솔루션으로 어떤 시장을 커버하느냐를 정확히 보고, 각 플레이어에게 알려줘야 한다”라며 “영업사원이나 협력사 측에 어느 곳에서 활동하면 좋다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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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재로선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증권거래 영역 등이 활발한 시장이다. 더불어 고성능컴퓨팅(HPC) 시장도 발굴해야 할 지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 상무는 “벨류 비즈니스로 유망한 VDI, 저지연 업무 영역 등에 적합한 채널을 발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 파트너에게 적절한 어프로치를 부탁하는게 한국HP의 전략”이라며 “현재 파트너프로그램도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를 잘하면 인센티브를 더 받게 구조화됐고, 실제로 그렇게 성장하는 파트너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