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원고 입장에서 법정싸움을 벌여온 오라클과 그 이사진이 주주에게 소송을 당했다. 앞서 치른 2억달러짜리 내부고발자 관련 소송을 무마하려다 빚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미국 지디넷 등 외신들은 오라클이 내부고발자 소송을 피하려고 위해 합의금 2억달러를 썼지만 이에 따라 또다른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을 고소한 투자자 조던 웨인리브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현재, 과거 이사진들이 모두 내부고발자의 고발에 관련된 법정공방을 불필요하게 끌어왔다고 주장했다.
웨인리브는 소장에 오라클 이사진은 그 회사가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있음을 이미 안 시점에 정부가 법정공방에 (불필요한) 추가 자원을 투입하도록 압박했다며 추가적인 소송공방은 결말에 이르기 위한 비용을 분명히 증가시켰다고 썼다.
오라클이 빨리 끝낼 수도 있었던 소송을 제때 마치지 않고 합의금을 부담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회사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이다. 문제의 소송공방은 지난 2007년 폴 프라셀라 전 오라클 계약서비스 담당 선임이사의 내부 비리 고발로 시작됐다.
당시 프라셀라 선임이사는 회사가 연방정부에 상품을 공급하는 계약 가격으로 7억7천500만달러를 책정했는데 이게 회사의 '가격 절감' 조항을 위반했다고 고발했다. 오라클이 민간 기업 고객에 가격 인하 범위를 늘려준 혜택을 정부 구매자에게 적용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법무부는 그 소송을 지난 2010년 중재했다. 이에 오라클은 지난해 내부고발자와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 합의금 2억달러를 물었다. '허위청구에 관한 연방법' 판례중 최대 규모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웨인리브는 회사의 잘못이 입증됐는데도 오라클 이사진이 해당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단 소액의 합의금으로 협상을 시도해왔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소송 비용을 증가시켰고, 연방정부 납세자와 오라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주들이 입은 손실 규모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라클은 관련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오라클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대기업이란 이미지뿐 아니라 막강한 법무팀을 활용한 소송전을 치러온 기업이란 이미지도 강하다. 장난스럽게 현업부서보다 법무팀 규모를 더 크게 그려놓은 오라클 조직도가 웹에서 떠돌아다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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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에 기업 대표를 법무책임자로 앉히는 움직임이나 경쟁사(SAP)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 회사(구글)를 가리지 않고 법정공방을 벌이는 행보가 이같은 인상을 굳혀왔다.
다만 구글과 자바 특허 기술을 둘러싼 소송전은 당초 오라클 기대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2010년 오라클은 썬의 자바 특허를 구글과 제조사들이 침해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소송 흐름에 따라 그 상한선은 당초 주장한 60억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1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