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를 민간이 도맡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이 윤곽을 드러내자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 및 기관에 따르면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일부 게임물의 등급분류 관련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법인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 입법예고됐다.
아케이드게임,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물에 대해서는 민간심의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해당 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7월 이전에 위탁기관 지정 공모를 실시하고 7월 1일부터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게임산업에 대한 민간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등급분류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것이 법안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에선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 반드시 게임위 심사를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게임위 심의 전문성 논란, 예산부족에 따른 인력운영 한계 문제, 등급제로 인한 ‘사전 검열’이 세계적 추세를 거스른다는 지적 등이 계속 불거지자 해당 입법에 이른 것이다.
국민대학교 황승흠 법대 교수는 “게임물 자율심의제가 잘만 정착되면 정부로선 세금을 줄이는 이득을 얻고 사업자는 스스로 생산물에 대해 책임지는 선진국 모델로 이행할 수 있는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게임물 민간등급분류기관은 ▲문화산업·청소년·교육·게임·정보통신·언론 등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7인 이상으로 구성할 것 ▲감사 1인을 둘 것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지원을 위해 사무국장 1인 및 게임물등급분류 업무경험이 있는 자 3인을 포함해 6인 이상으로 구성된 사무조직을 갖출 것 ▲문화부 장관의 허가를 받을 것 ▲등급심의의 편의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온라인 업무처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 ▲3년간의 기관운영에 필요한 적정한 자금을 확보할 것 ▲원활한 게임물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를 위해 등급위원회와의 적정한 교류협력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지정받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조건을 모두 이행 가능한 위탁 기관으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유력하게 꼽힌다. 실제 협회는 최관호 협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자율심의기구추진단’을 구성한 상태다. 추진단은 기관운영에 소요되는 재원 추정치를 산출,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사무국장직 채용 공고를 내는 등 기구 설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협회 이사사 임원들과 백화종 신임 게임위원장이 첫 상견례를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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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자율심의기구 설립을 빈틈없이 준비한다는 계획”이라며 “객관적인 투명한 독립조직을 세워 하반기 운영을 시작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게임위 전창준 정책부장은 “위탁기관이 누가 되든지 간에 제도 안착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 업무 수탁 등에 관한 절차를 가상으로 진행하며 연습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