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TV' 출시도 전에 소송 먹잇감?

일반입력 :2012/03/12 13:50    수정: 2012/03/12 17:24

이재구 기자

애플이 올연말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iTV', 즉 인터넷(커넥티드)TV가 출시도 되기 전에 잇따라 상표침해 분쟁소송의 표적이 되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지난 주 iTV상표권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의 iTV엔터테인먼트의 발표문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iTV엔터테인먼트라는 업체는 지난 주 애플 내부 프로젝트로 진행중인 코드명 ‘iTV'에 대해 상표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공식 경고성명을 냈다. 이 회사는 성명서에서 자사가 이미 미국내 상표권을 갖고 있으며 애플이 이 상표권을 침해할 경우 美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이에 이미 ITV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영국의 2대 방송국인 ITV네트워크의 강력한 상표권 제기를 받고 이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영국의 ITV네트워크는 지난 1월 자사의 ITV상표권의 미국내 출원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미국내에 이미 iTV 상표를 쓰는 회사가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iTV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는 지난 2001년부터 iTV상표권을 사용해 왔다. iTV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지난 2001년 미특허 (No. 2011/0154394 A1)로 'iTV'상표권을 확보했으며 이는 애플이 자체(비공식)적으로 ‘iTV'라 부르는 상표에 대한 것이다.

애플은 코드명 ‘iTV’로 부르는 인터넷커넥티드TV를 정확하게는 ‘오디오비디오 엔터테인먼트센터’로 부르고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iTV’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바 없다.

다만 스티브 잡스가 애플TV(셋톱박스)를 발표했을 때 그는 프레젠테이션에서 (회사내)라고 적고는 이를 많은 사람들앞에서 ‘iTV'로 불렀던 일이 있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인 이 상표권 문제는 당시에도 명백한 것이어서 애플로 하여금 이 ’iTV'라는 상표를 쓰지 못하도록 만든 게 분명하다고 보도는 전했다.

한편 지난 해 발표된 특허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이 여전히 사내에서 ‘iTV'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TV 출시를 줄곧 주장해 온 진 먼스터 파이퍼 제프리 분석가는 애플의 iTV사업 진입은 스마트폰 출시 이래 가장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iTV엔터테인먼트, 애플에 iTV상표권 협상 제의

iTV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자사의 고문변호사 바트 S 피셔를 통해 애플의 이사인 앨 고어 전 미부통령에게 상표침해와 관련한 만남을 갖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iTV엔터테인먼트는 '자사가 미국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iTV'(미상표권 2011/0154394 A1)을 애플이 사용하는데 대한 우호적이고 공정한 거래약속이 가능한지'를 알기 위해 모임을 제안했다. 애플은 현재 올해 또는 내년에 인터넷커넥티드TV 출시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패트릭 휴즈 iTV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iTV엔터테인먼트 센터기기는 (우리)iTV엔터테인먼트 고객에게 엄청난 혼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휴즈는 또한 이 편지를 에드 스콧 애플 특허수석책임자, 안드레아 정 애플 이사회 멤버는 물론 팀 쿡 애플 CEO와 브루스 시웰 애플 총괄고문변호사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iTV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상표권침해 분쟁문제를 국제무역위원회(ITC)로 가져가 애플 제품을 1930년 관세법337조에 따른 배제품목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현재 중국 프로뷰와 아이패드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분쟁을 겪고 있는 애플은 이번 iTV엔터테인먼트의 경고로 또다른 상표권 분쟁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애플은 안드로이드OS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모토로라에 대해 ITC를 통해 관세법337조에 따라 이 회사를 제소해 놓고 있다.

■애플, 영국 ITV와의 상표권 분쟁은 해소한 듯

휴즈CEO는 애플이 지난 2010년 8월에 iTV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01년부터 iTV엔터테인먼트라는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전까지 애플은 아마도 영국의 두 번째로 큰 방송국인 ITV네트워크와의 상표권 분쟁에 더욱더 신경을 써 왔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영국 ITV는 지난 1955년 설립된 이래 영국내에서 ITV란 이름에 대한 사용권을 갖고 이 이름을 사용해 왔다. 지난 2010년 마이크 라지 영국 ITV그룹이사는 “ITV는 강력하게 브랜드와 명성을 지켜 나갈 것이며 애플이 iTV상표를 사용계획에 대해 더 나아가고자 한다면 법정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TV는 올들어 지난 1월 표면적으로, 그리고 또렷하게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애플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던 사실을 부인했다.

보도는 이것을 ITV네트워크가 ITV브랜드의 미국내 출원을 지난 2012년 1월13일자로 포기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을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ITV네트워크의 출원일은 지난 2006년 5월 5일이었다.

휴즈 CEO와 피셔변호사는 “애플이 그들의 1천억달러 현금보유고를 가지고 애플고객들이 원하는 i 계열의 혁명적 아이팟(iPod), 아이패드(iPad),아이폰(iPhone),아이오에스(iOS), 아이클라우드(iCloud), ),아이튠스(iTunes)에 이어 애플의 혁명적인 제품 및 서비스 프로젝트인 ‘iTV'라는 이름을 당연시하고 있다며 나는 애플이 이 가운데 이 마지막 장애물을 무시하려고 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시총 1조달러의 원동력 ‘iTV'상표권 확보할 수 밖에 없다

애플이 iTV를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을 가장 먼저 내놓은 진 먼스터 파이퍼 제프리분석가는 최근 블룸버그 라디오에 출연해 애플의 iTV출시가 임박했으며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얘기했다. 진 먼스터 분석가는 “그것(iTV)는 아이폰이 시장에 나온 이래 가전제품 시장에서 최대 사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플은 140만대를 팔 게 될 것이며 애플의 올해 전체 매출의 2%인 25억달러 정도나 더 늘려줄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클레이 캐피털은 이미 “애플이 내년도에 TV제품을 190억달러어치나 팔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보도는 “수많은 당대 최고의 분석가들이 iTV를 애플의 주가총액 1조달러를 이끄는 동력으로 iTV를 꼽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자사의 TV제품 상표권 분쟁으로 인해 ITC의 상표권 분쟁에 따른 규제를 받아 미국에 iTV를 들여오지 못하는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은 지난 해 말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이 회사 단말기의 미국내 반입을 규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패소한 바 있다.

보도는 애플이 iTV와 같은 중요한 제품에 대한 상표권 문제를 무시하기 어려우며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나중에 해결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고 분석했다.

■iTV엔터테인먼트, 상표권에 강경한 입장

애플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휴즈는 ‘iTV엔터테인먼트시스템의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독점적 상품을 팔 수 있는 잠재적 생산자인 중국 하이센스전자와 팀관계를 맺는 방안을 찾아오고 있다. 이미 하이센스는 중국에서 I'TV태블릿기기를 마케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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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업들을 대표해 상표권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 온 휴즈와 피셔는 애플에게 시간이 별로 없다고 믿고 있다.

iTV상표를 사용하기 위한 정당한 배타적 라이선스를 할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유산인 ‘i’시리즈라는 유산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애플의 명성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고객들은 화면품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애플의 TV사업 진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