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번째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4배 개선된 해상도, A5X 쿼드코어 그래픽 칩셋, 500만화소 카메라, 4G LTE 등 여러가지를 바꿨지만, 가상개인비서 시리는 아이패드에 담기지 않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씨넷은 “애플이 아이패드에 시리를 투입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라고 평가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이미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다, iOS 정체성을 붕괴시킨 것이란 분석이다.
새 아이패드는 음성인식과 자연어검색을 활용한 개인비서 시리 대신, 음성을 문자로 받아쓰는 '보이스 딕테이션' 기능을 탑재했다. 팀 쿡 CEO와 필 실러 부사장 어느 누구도 아이패드용 시리를 언급하지 않았다.
보이스 딕테이션은 음성을 인식해 문자로 변환하는 기능이다. 씨넷의 블로거 제시카 돌커트는 새로운 아이패드에서 보이스 딕테이션 기능을 사용한 후 “알림과 날씨를 알려주거나, 건방지게 혹은 개인에 맞춰서 지능적으로 제공하는 응답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애플이 두 가지 기회를 잃었다고 적었다.
우선, 시리와 유사한 개인비서 기능을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제공하면서 사용성을 높이고 있는 것에서 뒤쳐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새로운 아이패드는 모든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관통하는 애플 정체성의 일치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시리는 출시된 후 빠르게 아이폰4S의 가장 기본적이고, 특징적인 신기능의 지위에 올랐다. 시리를 사랑하는 iOS 사용자에게 시리 없는 아이패드는 분명 거슬린다.
시리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음성인식 기능이지만 애플은 이를 영리한 방법으로 재탄생시켰다. 문맥을 이해하는 자연어 인식에, 끊임없는 정보축적을 통한 개인화를 접목시킴으로써 사용자의 감성을 건드린 게 시리의 성공요인이다.
애플은 시리를 새로운 아이패드와 격리시킴으로써 하드웨어 제품 판매전략에서 궤를 달리하는 접근을 드러냈다.
제품을 판매하기보다 플랫폼, 서비스를 강조하기 시작한 애플이다. 애플의 생태계 전략은 이를 통해서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iOS 하드웨어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창구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읽게 된다.
시리는 아이폰4S에 갇힌 기능이다. 맥의 아이포토, 아이무비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패드에 투입하고, 맥에 아이패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투입하는 등 생태계 통합에 열정적인 애플의 틀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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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돌커트는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갈리겠지만, 태블릿에서 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고, 검색을 할 때 시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며 “수많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인터뷰를 시도한다”고 적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시리를 탑재하지 않음으로써 구글에게 약간의 숨쉴 틈을 제공하게 됐다. 아이폰4S의 시리로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박하는데 성공했던 애플의 공격이 태블릿 진영에서 틈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