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업무용 표준 브라우저로 인터넷익스플로러(IE) 대신 구글의 크롬을 도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기관이 업무용 PC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에 기본 탑재되지 않은 브라우저를 채택했다는 사실이 뜻밖으로 비쳐서다.
한 미국 IT미디어는 2일(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참석한 타운홀미팅에서 한 참석자의 '괴짜스러운'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질문은 모든 사람들이 느린 업데이트 프로세스를 감수해야 하는 IE를 국무부 직원들의 업무용 인터넷 브라우저로 채택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질문이 나온 뒤 참석자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은 국무부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모든 업무환경에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미 지난달 14일부터 크롬을 업무용 컴퓨터에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같은 국무부 움직임이 시사하는 점은 작지 않다. 구글 입장에 미국 정부기관의 공식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채택됐다는 사실은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 확산세를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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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이런 흐름이 단지 브라우저 점유율 측면에 그치지 않고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를테면 구글이 원하는대로 미국 정부기관과 주요 부처들이 크롬 브라우저와 함께 메일시스템, 문서관리도구, 일정관리서비스를 포함하는 '구글 앱스'를 쓸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정부측 움직임이 이런 방향의 첫걸음이라면 MS의 웹기반 생산성툴 오피스365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국무부가 사용중인 업무용 소프트웨어가운데 일부는 크롬 환경에서 완전히 잘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사용자는 여전히 IE를 켜야 한다. 정부기관 사무실내 근무환경을 떠날 때 구글 제품이 해당 직원에게 익숙하게 쓰이게 된다면, 최고의 공공기관용 브라우저로써의 IE 생명력은 다 한 셈인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IE가 완전히 죽진 않더라도, 이번 사건은 MS에게 좋은 신호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