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가상스위치 출시…'시스코처럼'

일반입력 :2012/02/28 08:41

IBM이 VM웨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가상 스위치를 내놨다. 시스코시스템즈의 넥서스1000V, VM웨어 v스위치와 동일한 콘셉트다.

이달초 IBM은 가상화된 서버에서 사용가능한 가상 스위치 제품 ‘분산형 버추얼 스위치(DVS) 5000V’를 선보였다.

IBM DVS 5000V는 VM웨어 V스피어에서 생성하는 가상서버(VM)에 물리적인 이더넷 스위치를 물려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스위치를 생성해 주는 제품이다. 일명 소프트스위치로 불리는 가상 스위치는 하드웨어를 갖지 않고도 모든 스위칭 기능을 수행한다.

가상 스위치를 사용하면 서버의 네트워크인터페이스카드(NIC) 포트 1개를 여러 개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스위치 하드웨어비용을 줄이고, 가상서버 인프라의 빠른 확장속도에 맞춰 네트워크 인프라도 빠르게 확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컴퓨팅 환경 설정이 서버부터 네트워크, 보안 설정까지 한 번에 자동화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전에 가상스위치 생성작업을 정책으로 설정하면 VM을 새로 만들 때마다 스위치 생성과 배열, 보안설정 등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가상 스위치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의 핵심이면서, 오토스케일링 기능의 필수불가결한 구성요소다. 서버, 스토리지의 경우 상황에 따라 정책에 기반한 자동 확장이 가능하지만,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는 별도로 조치를 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IBM x86서버 사용자도 VM웨어 환경에서 네트워크 관리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BM의 가상스위치 제품 출시가 네트워크 업계에 던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IBM의 DVS 5000V는 시스코의 넥서스1000V와 동일한 콘셉트이며, VM웨어 V스피어에서 기본제공하는 v스위치 기능을 대체한다. 그동안 시스코 이외에 가상 스위치 제품을 내놓은 업체는 없었다. 시스코는 넥서스1000V를 2년전 출시했다.

가상 스위치의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것은 VM웨어다. VM웨어는 가상화 환경에서 네트워크를 더 유연하게 사용하면서, 고가용성(HA)을 보장하기 위해 v스위치 기능을 개발했다.

v스위치는 서버와 네트워크 생성을 한꺼번에 하면서, 물리적 스위치 용량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하지만, 제공하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네트워크를 잘 모르는 서버 담당자가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이에 시스코는 VM웨어와 함께 v스위치 대신 별도로 설치하는 가상 스위치를 개발했다. 기존 VN태그, VN링크 등 가상랜(VLAN) 할당 지원기능 등을 포함시키면서, VM웨어 v센터 API 연결을 통해 시스코 매니먼트 도구를 쓸 수 있게 했다. 인적인 관리권한을 서버와 네트워크로 분리시키면서, 실제 VM 생성작업은 통합되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스코는 IEEE 802.1Qbh란 표준을 통해 VM웨어 V모션, DRS, SRM 등의 HA 기능을 지원했다.

이런 사이 타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EVB 802.1Qbg 표준을 지지했다. 개념과 효과는 시스코와 같지만, 구현 기술에서 차이를 보인다. EVB 802.1Qbg는 작년부터 하드웨어 제품 일부에 적용돼왔다.

IBM이 내놓은 DVS 5000V는 V모션, DRS, SRM 등을 지원하면서, 표준은 802.1Qbg를 지원한다.

■시스코 vs 非시스코...네트워크 가상화 표준 '새 양상'

IBM이 시스코 넥서스1000V와 동일한 콘셉트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스코 대 非시스코 진영의 네트워크 가상화 표준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시스코는 그동안 경쟁사를 겨냥해 “표준논쟁을 벌이기 전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부터 상용화부터 하라”며 공격해왔다.

시스코가 넥서스1000V를 자사의 기술력 입증의 증표로 과시하는 반면, IBM은 DVS 5000V를 매우 조용하게 출시했다. 오히려 시스코 측에서 IBM의 행보에 주목하며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정도다.

최우형 시스코코리아 부장은 “IBM 제품 출시를 전부터 인지하고 관련자료를 검토하며 대응방향을 세우고 있다”라며 “검토하건대, IBM 제품은 아직 가상스위치의 초기수준으로 VM웨어 v스위치를 대체할 매력은 적어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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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만, 마땅한 경쟁품이 없어 개념 알리기에 급급했던 가상 스위치가 경쟁사에서 나옴으로써 시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단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단, IBM은 올해 들어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NEC와 함께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SDN)'와 '오픈플로'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DN과 오픈플로가 x86서버 중심의 네트워킹 개념인 만큼, 가상 스위치의 출시와 함께 IBM의 통합 솔루션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