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인터넷 생태계 전략 추진과 글로벌 경쟁 대응에 정책적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실 이명호 선임연구원은 ‘유무선 인터넷 생태계의 성공전략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플랫폼 전략 실행을 위해서는 규제목표와 규제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플랫폼 생태계 확대에 정부의 정책과 규제의 영향이 관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 이동통신사의 경합적 서비스에 대한 제한 가능성 같은 망중립성 문제, 기존의 망 사업자에 대한 사전규제 유지 등이다.
이 연구원은 “지역적 생태계가 글로벌 생태계와 어떤 관계로 형성 발전하는지 살펴보며 국내 정책을 펴 나가야한다”며 “단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내기업들의 생태계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해외기업들과의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대상은 애플과 삼성전자를, 구글과 NHN을, 페이스북과 카카오를, NTT 도코모와 SK텔레콤을 선정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단말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인터넷 생태계로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는 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애플은 단말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운영체제(OS)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모바일 생태계를 완벽하게 구현한 반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빠르게 편승해 전 세계 단말시장에서의 지위는 확고히 하고 있으나 소프트웨어 플랫폼 시장에서는 아직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애플은 단말 수익뿐만 아니라 콘텐츠 수익도 앱스토어로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단말 수익은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지만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수익은 아직까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모바일 생태계로의 확장 과정에서 특허분쟁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특허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서비스로부터 출발한 구글과 NHN은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구글은 일관되게 광고 수익을 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OS에 과감하게 투자해 개방형 안드로이드 OS를 구축했다. 그러나 OS사업 진출에 따라 사업 분산의 위험이 있고, 개방형 플랫폼 유지에 따른 위험도 존재한다.
이에 비해 NHN은 광고와 게임 수익을 주 수익원으로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앱과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자로의 확장 의지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카카오는 유선 인터넷 혹은 모바일앱 기반 SNS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양사 모두 개인정보 취급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 문제, 경쟁 압력의 증가 등의 위협 요소에 직면했다. 이들 기업은 아직까지 실현된 수익 규모는 크지 않으나, SNS 사업자의 수익 창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았다.
네트워크 사업자로부터 출발한 NTT도코모와 SK텔레콤은 기존 음성서비스 수익과 무선데이터 수익이 여전히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수익원이다. 이들은 핵심역량인 네트워크를 고도화 하고 플랫폼화해 서비스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NTT도코모는 서비스플랫폼 개방화를 바탕으로 전자결제서비스, 모바일커머스, 맞춤형서비스, BeeTV 등을 강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SK텔레콤은 망의 고도화를 통해 경쟁에 대응하고 있고 탈통신․융합서비스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SK플래닛을 출범시켜 개방 플랫폼 사업화의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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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전략 추진에 있어 중장기적인 OS소프트웨어부문 투자요구(삼성전자), 광고 수익의 획득 및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시장 대응(NHN),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플랫폼화를 통한 모바일 광고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카카오), 기존의 정부 규제 대응 및 서비스 플랫폼사업의 성공적 안착(SK텔레콤) 등이다.
이 연구원은 “통신사, 단말제조사, 운영체제소프트웨어 제공자, 콘텐츠 제공자 등이 각각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화를 통해 생태계의 중심이 되기를 추구한다”며 “정부는 생태계 참여 기업들간의 거래관계가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경쟁 정책적 노력과 함께 법제도를 개선하는 등 산업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