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에서 모바일이 대세가 됐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 단순히 모바일 단말기에 의존하는 사고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HTML5에 주목해야 합니다.”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PC나 모바일 환경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HTML5가 글로벌IT업계를 뒤흔들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 차세대 웹표준 기술이 현존하는 종속적 앱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촉망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팬갈로어는 HTML5 기반 멀티플랫폼 게임에 모든 것을 ‘올인’한 회사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간단한 퍼즐류의 소셜게임 ‘아트피트’, ‘와일드 웨스트 솔리테르’ 등 4종을 시범 서비스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했다. 북미법인을 두면서 해외 시장에도 진입, 벤처비트와 같은 현지 언론에도 소개되는 등 짧은 시간 유의미한 성과도 거뒀다.
이 회사의 강윤석 대표는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서 본격적으로 멀티플랫폼이라는 콘셉트가 대두되고 있다”며 “멀티플랫폼은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플랫폼에 동일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인데 HTML5라면 이를 능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맨땅에서 시작해 국내 최초로 HTML5 엔진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팬갈로어는 해당 엔진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소셜게임(빌·캐슬류)을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단 계획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팬갈로어 게임이 시장이 깜짝 놀랄 만한 HTML5 엔진 베이스 게임의 진화를 보여주는 좌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 대표가 이처럼 자랑스레 여기는 엔진 기술은 실력있는 기술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20여명의 팬갈로어 기술자들의 경력년수를 모두 합치면 150년이 훌쩍 넘는다”며 “업계에선 알아주는 베테랑들만 모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HTML5 게임에 가장 구현이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소리인데 팬갈로어 순수 기술력으로 만든 사운드 엔진도 곧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소셜게임 1위사 징가가 최근 내놓은 ‘주크박스’라는 사운드 모듈보다 더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 대표 자신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삼성전자 벤처투자 담당자를 거쳐 코리아벤처펀드(KVF) 대표펀드매니저 등으로 일한 바 있다. 팬갈로어 설립 직전까지는 그라비티 대표를 역임했다.
그가 2009년 그라비티 재직 시절, 당시 MMO장르를 서비스하는 회사로선 처음 소셜게임 제작 스튜디오를 만드는 실험을 한 이유도 투자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셜게임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일찌감치 엿봤기 때문이다.
HTML5가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주도할 주역으로 각광받는 한편 그 확산 속도가 다소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여유로움을 내보였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게임 이용자들에게 화두를 먼저 던진다면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올 것”이란 자신감이 깔렸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이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지배 구조에 대항해 HTML5 앱 생태계 활성화에 본격 나섰다. 징가와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회사 또한 HTML5 엔진 업체를 인수하며 HTML5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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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3년까지 HTML5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약 10억대 이상 풀릴 것이라는 시장 분석 전문기관의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어도비가 모바일 플래시 개발을 중단하고 HTML5 투자 확대를 선언한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강 대표는 “지금의 HTML5 시장은 비행기가 뜨기 시작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앞선 투자와 도전을 하고 있는 팬갈로어는 남들보다 먼저 저항을 넘어서 구름 위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