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리뷰]'소울칼리버5' 변화와 개혁

일반입력 :2012/02/14 07:49    수정: 2012/02/14 08:43

김동현

[편집자주] 지디넷코리아는 2012년을 맞아 독자분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게임전문기자 4명이 1주일에 한 번씩 게임을 60분간 플레이하는 코너를 선보입니다. 특히 그래픽, 게임성, 사운드, 편의성으로 분류해 독자들이 쉽게 게임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속편의 성공은 꽤나 어렵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과 전작을 넘어서야 하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비디오 게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다. 매년 시리즈를 배출하는 스포츠 게임부터 재미를 위해 계속 기술을 개발하고 신 캐릭터를 추가하는 격투 게임까지 쉽지 않다.

기자가 60분 동안 분석할 이 게임도 위의 고민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인기 격투 게임 시리즈 소울칼리버 시리즈의 신작 ‘소울칼리버5’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일본 내 과감한 광고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기로 하는 격투 게임 시리즈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시리즈의 최신작 소울칼리버5는 마검 소울엣지를 둘러싼 여러 격투가들의 싸움을 그렸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여기에 긴장감을 높여주는 격투 기능 등이 더해져 눈길을 끈다.

■뛰어난 그래픽, 시각적 느낌은 여전히 최고

X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3(PS3)용으로 출시된 소울칼리버5는 시리즈 특유의 자랑인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우고 등장했다. 보는 맛은 시리즈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탄탄한 수준을 보여주며 새롭게 단장된 스테이지의 모습들은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다.

캐릭터들의 모습 역시 만족스럽다. 새롭게 추가된 신규 캐릭터인 파트로클로스나 비올라, 나츠, 에지오 등의 모습은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섬세하게 재현돼 있으며, 미츠루기, 나이트메어, 지그프리드, 아이비 등 기존 캐릭터들도 한층 멋지고 아름다워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삽화와 실시간 랜더링, CG로 만들어진 영상은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여주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편리하면서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적절히 살린 인터페이스 역시 매력적이다.

■줄어든 캐릭터와 게임 모드, 성미나 어디 갔어?

그러나 이런 시각적 만족감은 이어지는 요소들의 빈곤으로 곧 실망이 된다. 참고로 기자는 소울엣지부터 이어지는 소울칼리버 시리즈의 광팬 중 하나였다. 남들이 철권과 버추어파이터에 빠져 있을 때 소울엣지만 즐길 정도였다.

소울칼리버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방대한 콘텐츠였다. 캐릭터들마다 나눠지는 다양한 이야기 구성부터 장단점이 있는 독특한 무기 수집, 혼자서도 방대하게 즐길 수 있는 모드 지원은 시리즈의 장점이자 개발사 반다이남코게임스 특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게임은 정말 순수하게 대전을 즐기기 위한 형태다. 혼자서 즐기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실제 이용자들과 대결하는 느낌을 살린 위주의 방식들로 진행되고 그나마 강점이던 이야기는 주인공으로 알려진 두 명만 나와 아쉬움을 자아낸다.

가장 큰 단점은 인기 캐릭터인 성미나와 황성경, 2명의 우리나라 캐릭터가 삭제됐다는 점이다. 미츠루기의 라이벌로 등장해 소울엣지 시절부터 한국인의 강함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황성경과 개량한복의 창시자(?) 성미나가 없다는 점은 정말 큰 단점이다.

물론 황성경은 전작에서부터 주연 캐릭터 자리에서 밀려나며 보조 캐릭터 역할만 했기 때문에 이번 신작 출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성미나의 출연 불발은 소울칼리버 팬들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큰 아픔이 됐다.

■새롭게 바뀐 격투 기능, 적응 시간이 필요해

격투 부분은 찬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능 부분은 기본적으로 예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드 임펙트 기능은 저스트 가드로 변경됐고, 일부 기술이 크리티컬 엣지 게이지를 사용해 강화 효과를 보는 형태가 추가됐다.

가드 임펙트는 일부 남아 있다. 다만 이 기능은 키릭이나 반격기를 예전에 가지고 있던 캐릭터들에게만 속한 부분이며, 나머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저스트 가드로 바뀌었다. 저스트 가드를 어떻게 쓸 수 있는가에 따라 이 게임의 재미는 정말 달라진다.

저스트 가드는 공격이 들어오는 타이밍에 정확히 가드를 누르면 나간다. 짧은 타이밍이기 때문에 무작정 남발하기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공방의 재미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가드 임펙트가 가진 살벌한 히트 전쟁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다만 저스트 가드의 역할은 공격을 막아내는 형태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잡기를 섞는 상황에서는 무기력해진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공격을 쳐낼 수 있던 가드 임펙트 기능이 사라진 것이 단점으로 느껴졌다. 이는 이용자마다 분명히 다르게 느끼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특정 공격에 크리티컬 엣지 게이지를 사용해 강화하는 방식은 견제와 공격 위주로 흘러가던 전작의 특징을 좀 더 강화 시켰다. 공격이 히트할 때 공격 버튼 3개를 누르면 나가는 이 강화 기술은 모든 기술은 아니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낸다.

하지만 방식 자체가 버튼을 3개 누르는 형태이기에 단축키를 쓰지 않으면 빠르게 넣기 어렵다. 물론 조이스틱을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몇 번의 연습만으로도 쉽게 쓸 수 있지만 대부분 이용자가 쓰는 조이패드에서는 꽤나 어렵게 느껴졌다.

마지막 크리티컬 엣지는 멋진 연출이지만 굳이 게이지를 모아서 써야 할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정확히 들지 않았다. 이는 커맨드 문제라기보다 강화 기술을 제대로 성공 시키면 게이지 절반 소비에 그에 못지않은 데미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철권이나 버추어파이터처럼 공중에서 회피가 불가능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뭔가 그럴싸한 연속 공격 후 크리티컬 엣지를 넣기가 매우 어렵다. 덕분에 트레이닝 모드에서 연습한 콤보는 대부분 실전에서는 무의미해진다.

■방대한 커스텀 마이즈 기능, 이를 못 살린 온라인 대전

이 게임의 마지막 평가 부분은 온라인 대전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너무 아쉽다는 것. 엄청난 캐릭터 양상이 가능한 커스텀 마이즈 기능이 온라인 대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데 온라인 대전의 단점들 때문에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커스텀 마이즈 기능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외형부터 복장의 무늬, 색상까지도 모두 결정할 수 있다. 여성 캐릭터의 경우는 신체 사이즈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액세서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캐릭터가 겹치는 일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만든 캐릭터를 뽐내기엔 온라인 대전 기능은 부실했다. 특히 전작에서 상당수 개선됐다고 언급됐던 싱크 문제는 별반 다른 느낌을 못 받았다. 여전히 접속률은 불안하고 상황에 따라 싱크, 렉 문제가 꾸준히 동반됐다.

같은 개발사에서 나온 철권6 BR의 경우는 꽤나 쾌적한 플레이를 제공하는데 소울칼리버 시리즈만 유독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향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초반에 이미지 하락으로 생길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지 궁금하다.

■변화의 시작, 하지만 과연 이 선택은 올바른 길일까?

최종적으로 소울칼리버5는 일종의 과도기를 넘기 위한 개발팀의 시도가 녹아 있는 게임이다. 격투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가정용 게임기 이용자들이 부실한 콘텐츠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저스트 가드나 크리티컬 엣지 등 새로운 기능들에 대한 반응도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평가가 될 것 같다. 시리즈가 이어오면서 있던 전통을 버리고 새로운 요소로 탈바꿈한 부분은 지금 당장 어떻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보다는 직접 해보면 좀 더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

소울칼리버5 평점(PS3/Xbox360)

그래픽 ★★★★★ 여성 캐릭터들.. “예뻐~”

게임성 ★★★☆☆ 재미 여전, 콘텐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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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 귀가 즐거운 격투 게임 오랜만

편의성 ★★★☆☆ 모드 부족, 커스텀 마이즈가 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