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방통위 “KT, 망중립성 원칙 위배”

일반입력 :2012/02/09 17:04    수정: 2012/02/22 15:09

정윤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T의 스마트TV 접속제한 조치에 대해 망중립성 기본정신을 위배했다며 법 위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석제범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KT 행위의 발단이 된 망투자비 분담과 관련해서는 작년부터 망중립성 포럼 등을 통해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이제와서 단순한 사업자간 다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일부터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TV가 고화질 대용량 동영상 송출 등으로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시킨다는 이유에서다. KT는 스마트TV 제조사들과 망 투자비 분담에 대한 논의를 회피해왔다며 접속제한 조치에 대해 제조사들과 협상키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방통위는 KT의 행위가 사업자들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합리하고 부당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KT가 접속차단 행위를 시행할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 침해 등 KT의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 사업정지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수단을 검토해 즉각적이고 엄중한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석제범 국장과의 질의응답이다.

KT는 당장 내일부터 접속제한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단계에서 방통위가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늦은 대응인 것 아니냐

KT의 발표 자체가 급작스러운 것이었다. 방통위 입장에서는 관련 절차에 따라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후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을 미리 예단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KT의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의 이용자 이익 저해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92조나 50조 위반 여부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이용약관 위반에 해당되면 20조나 90조에 따른 제재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KT는 스마트TV 접속제한이 망중립성과는 관련 없다고 주장한다. 방통위 입장은

작년부터 망중립성 논의를 진행해오면서 다뤄지고 있던 사안이었다. 작년 망중립성 포럼에서 스마트TV가 본격화되면 네트워크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할 텐데 이에 따른 망 투자비 분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내용이 논의됐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 와서 단순한 사업자간 다툼이라고 하기에는 적합지 않다. 당연히 망중립성 논의에 포함돼서 논의돼야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IPTV 상용화되기 전에 이용대가를 내라고 방통위가 판단한 적이 있었다. IPTV와 스마트TV가 둘 다 망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방통위의 판단은

해당 내용은 과거 하나TV와 관련해서 금지행위 신고가 들어왔고 그에 따른 제재조치였다. 여기에 대가 산정이 포함된 것이었다. IPTV의 경우 논의가 과거부터 진행돼 법제화됐고, 서비스가 상용화돼 제공 중이며 가입자도 4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스마트TV는 보급 초기 단계다. 사실 스마트TV로 인해 어떠한 트래픽이 유발되는지 검증 자료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다. 서비스가 진행되는 단계를 봤을 때 아직까지 본격화, 확산된 상황도 아닌데 IPTV와 같은 규제 받아야한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 혹은 비약됐다고 본다.

IPTV 입장에서는 스마트TV도 결국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사안을 표면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방송에 대한 규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스마트TV와 관련된 투자비용을 분담하자는 논의에 대한 것이다. 방통위는 KT가 맞고 다른 쪽은 틀렸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망중립성 포럼, 정책자문위원회 같은 공식적인 틀을 통해서 서로가 협의를 하고 합의를 해 나가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는 접속차단을 통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법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적합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고 투자비 부분이나 서비스 규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협의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KT에서는 논의가 안 이뤄지다보니까 제조사를 협상테이블로 끌고나오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방통위 주도의 정책자문위원회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무리를 하더라도 협의를 하자는 걸로 보인다. 언제까지 논의를 마무리 할 계획인가

망중립성에 관해서는 논의 자체가 범주가 넓어지고 논의됐던 배경이나 글로벌한 이슈이기 때문에 시일이 걸렸다. 서로간의 입장 차이도 심하다. 해외의 경우에도 국가별로 논의가 계속 돼왔지만 매듭된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방통위에서는 작년에 포럼을 구성해서 일단 관련되는 업체들과 전문가들을 포함시켜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별 트래픽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한다던지 접속차단을 금지한다던지 트래픽 관리 등에 대해 기본적인 방향을 정한 것에 의의가 있다. 가이드라인에 이어서 개별적 트래픽 관리, VoIP, 투자비 분담 같은 것은 자문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했다. 연내에 원칙과 구체적인 사항을 만들어서 시행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런 부분은 업체들하고도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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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제한을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인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비추어 보면 어떤가

가이드라인에 보면 5대 기본원칙이 있다. 첫 번째가 이용자의 권리 부분이다. 또 차단 금지와 불합리한 차별 금지가 있다. 현재로서는 (KT의 행위가) 망중립성 기본취지에 반하는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할지라도 상당기간 논의를 거쳐서 시행된 만큼 일종의 연성 규범이다. 가이드라인과는 별개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있을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