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바로보기④] 게임 동호회…사회 계층간 소통 일등공신

일반입력 :2012/02/07 10:36    수정: 2012/02/07 13:57

[게임 바로보기④] 게임 규제와 폭력, 그리고 사이비 과학

* 게임 동호회…사회 계층간 소통 일등공신

* 게임이 뇌 손상?…사이비 과학 때문이었네

* 외국에서 바라본 국내 게임 규제…반응은?

* 학교폭력 배후는 게임?…누리꾼 싸늘

동호회는 오프라인 모임에서 사람간의 소통 일등 공신이다. 등산, 자동차, 낚시등 수많은 동호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동호회들은 비슷한 연령, 지역등을 기반으로 두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동호회만 놓고 보더라도 중대형차와 경차 동호회는 구성원들의 간격이 존재한다. 중대형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이 반면 경차 동호회의 경우 사회 20~30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등산 동호회도 40~50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동호회는 사회적으로 비슷한 계층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틀을 깨고 있는 동호회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 동호회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특성상 길드(게임 세력)를 만들어야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여기에서 길드의 구성원은 독특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 동호회는 각계각층의 세대가 참여한다. 실제로 이들은 게임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만나 어울린다. 이러한 모습은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게임 동호회는 타 동호회와는 다르게 10대에서 70대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이 섞여 있다.

게임 동호회에서는 정치, 지역, 학벌은 장벽이 될 수 없다. 특히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아이온의 경우 수많은 레기온(길드, 게임 동호회)가 존재한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도 이벤트로 이들의 현실 모임에 실비를 지원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아이온 레기온들의 구성은 독특하다. 학생, 회사원, 변호사, 검사, 의사, 연구원등 각기 역할을 달리하고 있는 사회적 계층들이 한데 모인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이 모이면 게임으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허물없는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현실에서 만나 몇 시간 만에 형, 동생이 되고 언니, 누나가 된다.

본지에서는 아이온에서 현실모임을 자주 갖는 페라가모 레기온의 군단장 박병관씨를 인터뷰했다.

Q: 군단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아이온 아스펠 서버 천족 페라가모 레기온의 군단장을 맡고 있는 박병관입니다. 나이는 29살이며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학 전공 후 재무 설계 및 회계사 준비 중입니다.

Q: 레기온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 알려 주세요

A: 단순히 게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사람을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즉, 게임을 하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을 좀 더 친밀하게 알고 싶었던 것이 계기 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게임은 단순한 게임이기 이전에 사람 한명 한명이 모여 만들어진 거대한 네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Q: 페라가모 레기온은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나요?

A: 총 레기온 인원은 135명입니다. 하지만 게임 캐릭수로 된 인원 구성이라 중복을 제외 하면 실제 인원은 약 80명 정도가 될 듯 합니다.

Q: 페라가모 레기온의 현실 직업 구성에 대해서 알려 주세요

A: 직업 구성은 너무 다양해서 다 설명하기 힘듭니다. 레기온 가입 연령이 만 20세부터 이므로 직업은 학생, 주부, 회사원, 기업 CEO, 각종 영업직, 커피전문점 CEO 등등 사회 각계 각층의 직업을 고루 가지고 계십니다. 참고로 현재 레기온에 최고령자는 51세입니다.

Q: 현실에서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주 모이나요?

A: 약 한 달에 한번 정도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모입니다. 레기온이 생성된 지 불과 5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달에 한번 정도는 정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송년회 그리고 지난달 28일 신년회를 비롯해서 오는 10일에는 오크벨리에서 스키 및 보드 정모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 밖에 개인적으로나 소규모 번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현실에서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 때문에 서로간의 소통이 어렵지는 않나요?

A: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구성원들을 묶어 주는 중요한 요점은 서로 같은 게임을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와 직업 그리고 성별을 떠나서 게임 라는 공통적인 주제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어색함이 더 없고 그런 이점을 통해 다른 주제에 대한 대화를 넓혀 가는 것이 더 쉽게 가능합니다.

Q: 주로 현모(현실 모임)를 하면 나누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 인가요?

A: 평소 게임 상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나 한분 한분의 인생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현모를 하게 되면, 게임 상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 그리고 서로 얼굴을 보지 않던 상태에서 느꼈던 감정이나 기분들을 현실에서 만났을 때와 비교 하게 되고 그런 느낌이나 감정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구성원들간의 친밀도는 어떻게 되나요?

A: 매우 높은 편입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친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인 분들이라서 다들 서로에 대한 경계심 보다는 그 속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친밀도는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Q: 최근 게임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군단장님의 견해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A: 저는 게임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개인이 어떻게 게임 콘텐츠를 활용하고 즐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무작정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게임 또한 그렇기에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고 긍정적으로 해석 하느냐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로 인해, 게임의 긍정적인 면은 그래 그럴수도 있지, 어쩌다 그런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겉으로 보이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그러면 그렇지, 당연한거야 라고 더 확대 해석 하는 인식이 하루 빨리 바뀌어 지고 수많은 긍정적인 부분들이 활용되고 알려 졌으면 좋겠습니다.

Q: 게임으로 맺어진 친목도가 자동차, 등산, 낚시 등에 비해서 어떤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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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친목도 자체는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자동차, 등산, 낚시 모두 개인의 취미이고 관심 분야에 해당 됩니다. 같은 관심 분야를 가지고 모이는 사람에게 공통적인 소재가 주어져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는 자연스러운 친목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친목도가 나이와 계층 그리고 부의 차이에 따라 결정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다른 모임과 다른 강점이 있다면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만난 모임에서는 다른 모임과는 달리 개개인의 격차가 크게 중요시 되지 않아 구성원들끼리 생길 수 있는 장벽의 정도가 다른 어떤 모임보다 적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