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장관에게 폭력-게임 상관성 물었더니

일반입력 :2012/02/06 16:24    수정: 2012/02/06 16:53

전하나 기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야자에 학원다니느라 밤늦은 시간에나 집에 도착하는데 게임 뿐만 아니라 취미생활을 비롯한 스트레스발산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부 셧다운제가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모든 학교 문제의 근본은 세계1위를 자랑(?)하는 과도한 학습시간 때문입니다.”

6일 오후 트위터에는 이 같은 글들이 ‘#이주호’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쏟아졌다. 이날 학교폭력종합대책 발표 직후 관련 대담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방청객들과 누리꾼들이 SNS를 통해 던진 질문들이었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핀란드와 우리나라의 게임 접근 환경을 비교하면서 왜 교육제도는 비교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는 이 장관이 이날 오전 학교폭력근절 대책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게임 이용시간이 46분으로 핀란드의 10분보다 지나치게 많다”며 “게임으로 인한 문제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이르러 규제에 접근하게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나라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해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핀란드와 우리나라의 어떤 것이 차이가 나길래 게임시간이 다를까요?”라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일방적인 게임규제안보다 우리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핀란드 수준으로 줄이면 많은 학교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핀란드 등의 교육선진국과 같이 게임 외 다른 놀이문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었다.

학교폭력을 일으킨 원인으로 정부가 게임을 지목하고 마녀사냥식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했으나 마약 흡입률이 줄기는 커녕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여기서 ‘마약’을 ‘게임’으로 바꾸면 딱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라고 비꼬았다.

현재 게임업계 역시 게임과 학교폭력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을 청소년 유해매체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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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장관은 이들 의견에 대해 “게임 자체 아니라 게임에 오래 빠져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라며 “교육적 관점에서만 규제에 접근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한편 이날 총리실 주재로 발표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안에는 2시간 단위로 게임 접속을 자동 차단하는 ‘쿨링 오프제’ 도입, 여가부와 게임물에 대한 청소년 유해성 합동 조사 및 심사, 게임중독치료·소외계층 돕기를 위한 민간 자금 출연 확대 등의 산발적 게임 규제안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