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HP가 인텔에 7억달러 줬다"

일반입력 :2012/02/01 09:59    수정: 2012/02/02 14:52

HP가 인텔 측에 아이태니엄 개발을 유지하는 대가로 4년간 7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닉스를 둘러싼 오라클과 HP의 소송전이 시간을 더할수록 난타전으로 변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HP가 인텔에 아이태니엄 개발 및 생산을 유지하는 대가로 수억달러를 지불했다’는 내용의 서류를 미국 산타클라라주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제출했다.

오라클 측 문서에 따르면, HP는 2008년 4억4천만달러, 2010년 2억5천만달러 이상을 인텔 측에 지불했다. 이는 인텔이 유닉스 서버 프로세서인 아이태니엄의 개발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대가라고 오라클은 주장했다.

오라클은 지난해 3월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차세대 버전부터 SW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였다.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는 HP뿐이다.

당시 오라클은 인텔이 아이태니엄보다 x86인 제온에 더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MS와 레드햇이 이미 아이태니엄 지원을 중단한 지 오래란 점을 설명했다.

HP는 오라클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수만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6월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오라클이 HP와 체결한 소프트웨어 지원 계약을 위반했다는 게 골자였다.

오라클은 지난해 12월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SW지원 중단을 발표하기 전부터 HP도 인텔이 아이태니엄 단종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인텔과 HP가 거래를 했다는 것으로, 이번 증거자료 제출은 이 소송에 대한 것이다.

오라클은 법정 제출자료를 통해 2010년 이전 인텔이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단종시키려 하자, 비밀 거래를 통해 CPU수명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HP가 인텔을 설득해 별다른 업데이트 없이 아이태니엄의 수명만 유지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HP가 아이태니엄을 유지하는 것이 x86 시스템보다 더 많은 서비스비용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오라클은 주장했다.

HP는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SW지원을 유지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공격하고 있다.

공격의 근거는 마크 허드 전 HP CEO의 이직 당시 맺어진 합의문이다. HP는 2009년 마크 허드가 CEO서 해임된 직후 경쟁사인 오라클 사장으로 이직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오라클과 HP는 협상을 벌여 ‘마크 허드 합의’라 불리는 문서를 만들었다고 HP는 주장하고 있다.

이 합의는 “마크 허드의 이직 후에도 HP와 오라클은 시스템과 SW사업 협력을 지속하며, 오라클은 HP 유닉스에 대한 SW개발을 지속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아이태니엄에 대한 인텔의 중단의사를 마크 허드 합의 당시 HP가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공격했다. 오라클과 고객을 속였다는 주장이다. 또한, 마크 허드 이직에 대한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두 회사는 지난 30일 법원에 이메일과 다른 기록 들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HP는 오라클이 자사의 유닉스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SW개발 중단을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출했다.

HP 측이 제출한 이메일에 따르면, 오라클은 자사 유닉스 제품의 판매유도 수단으로 논쟁을 더 강하게 일으키려 시도하고 있다. 이메일은 오라클의 영업총괄 임원이 직원들에게 HP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그 논쟁을 활용할 것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이메일은 “이 논쟁은 우리와 모두에게 거대한 기회므로 더욱 타올라야 한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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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에 따르면, 2010년 HP와 인텔은 향후 2개의 아이태니엄 제품을 새로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오라클은 “인텔이 제한된 버전을 한 개 출시한 후, 대대적인 업데이트 없이 기본적인 기능을 포함해 다음 버전을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법원은 31일 오라클이 사기죄로 HP에 제기한 맞소송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