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들이 출시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가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상파3사가 내놓은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이 지속적으로 이용자를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지난 27일 새벽 유아짱(대표 전제완)은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영상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짱라이브'가 지난 26일 오후 7시경 KT의 시스템 차단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KT가 요금 미납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짱라이브가 입주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제공을 차단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유아짱은 이에 대해 “명백한 대기업의 횡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은 IDC 이용업체인 이호스트가 미납된 사용료를 납부하면서 만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중단됐던 짱라이브 서비스도 재개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사건이 최근 벌어진 망중립성 논란에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통신사가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라는 명분으로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하는데 짱라이브가 시범케이스가 됐다는 것.
지난해는 네이버가 3G 망에서 제공하던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한 달여 만에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하면서 이용자 불만이 제기됐던 사례도 있다.
당시 네이버 측은 “3G 동시접속자가 늘면서 동영상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불가피하게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이통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실제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고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동통신망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떠올랐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3G 트래픽 비율 중 멀티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6.2%에 이른다. 웹(17.8%), 아이튠즈(7%), 기타(19.1%)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기술로 애플리케이션 별로 트래픽을 정확히 구분해 관리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서비스 종류별로 구분한 동영상 트래픽에는 음악, 비디오, 스트리밍, VOD 콘텐츠 등이 포함되며 이를 합한 비율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스마트폰으로 3G 환경에서도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망중립성 해법을 놓고 인터넷 업계와 통신사가 기싸움을 벌일 때도 지상파3사는 통신사의 칼날을 피해갔다.
MBC 푹(pooq)의 경우 PC와 모바일을 포함한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7만명에 이른다. 모바일에서 인기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는 4~5만 정도의 접속자가 몰린다. 최대 동시접속수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MBC가 부담하는 월 트래픽 비용만도 2억원에 달한다.
KBS가 지난해 9월 출시한 ‘K플레이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K플레이어의 최대 접속자수는 6만4천명, 일일 이용자수는 최대 24만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발생하는 실시간 트래픽은 최대 20.1GB다.
한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는 “1을 기준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던 순간 모바일을 통해 발생한 동영상 트래픽이 50 정도였다”면서 “하지만 지상파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후 매일 30 정도의 동영상 트래픽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MBC는 지난해 연말 KT가 트래픽 과부하를 우려해 협조를 요청함에 따라 고화질(HD)로 송출되던 푹을 표준화질(SD)로 낮춰 서비스했다. MBC 관계자는 “연말 트래픽이 몰리면 이용자들이 시청에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협조에 응했다”고 밝혔다.
통신사의 협박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한 달만의 서비스를 접었던 것과 비교해 훨씬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통신사가 관대하다고 지적한다. 네이버 야구의 경우 연중 일정 시즌, 특정 시간대에만 방송되지만 계열PP 채널까지 포함된 지상파 서비스는 24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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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인터넷 및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지상파방송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기존 메시징 서비스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와는 차원이 다른 트래픽을 유발한다”면서 “통신사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영향력 때문에 함부로 차단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