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쇼크’…IT업계 대혼란

일반입력 :2012/01/27 16:47    수정: 2012/01/27 17:23

김태진, 정윤희 기자

“우린 어떻게 되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낙마에 따른 충격이 IT 업계를 덮쳤다. 각종 실책에 공황 상태인 방통위가 IT 업계 생존과 직결되는 산적한 현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방통위 공무원들조차 ‘최시중 쇼크’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새해부터 IT 업계는 대 위기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핵심은 방통위가 잔뜩 벌여만 놓은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신과 방송관련 정책들이 답보 상태다. 우선, 현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지목한 제4 이동통신 출범이 더 요원해졌다. 존폐 여부를 논하는 방통위에게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방통위는 지난 2010년부터 총 3차례나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사업자 후보들의 재무구조들 비롯한 역량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방통위에게 제4 이동통신 출범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거셌다.

심사에서 탈락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등은 올해 재도전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지만 공황 상태인 방통위에게 어떤 답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방통위가 국민 1천명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정책성과 평과에 따르면 ‘가계통신비 인하’ 부문은 10점 만점 중 고작 4.5점을 받았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제4 이동통신 출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고 본다”며 “방통위가 잘 돌아갈 때에도 어려웠던 일을 요즘 같은 상황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 출범시킨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도 위기에 빠졌다. 주요 사업자들이 지난해 12월 개국 후 최근까지 평균시청률 1%를 못 넘고 있다. 종편 출범이 방통위 최대 과제였음을 감안하면 참담한 결과다.

결국 방통위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급히 탄생시킨 종편이란 결과물이 생존조차 어렵게 되면서 체면을 또 구겼다는 평가다. 종편 사업자들도 방통위의 지원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동통신 3사가 가입자를 잔뜩 모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는 터지지 않는 지역이 산적하고, 주파수 분배와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갈 길이 멀다.

관련기사

청와대는 방송통신위원장 후임 인선에 착수해 빠르면 내달 임시국회서 인사청문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홍성규 부위원장이 당분간 방송통신위원장 직을 대행한다.

최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저의 퇴임이 방통위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