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왜 큐로직의 인피니밴드를 샀나

일반입력 :2012/01/25 15:32    수정: 2012/01/25 15:35

인텔이 큐로직의 인피니밴드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슈퍼컴퓨팅 사업을 위해서다. 하지만, 40기가급 네트워크 기술인 인피니밴드는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어플라이언스 열풍 속에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인텔의 행보는 슈퍼컴퓨팅을 넘어서 어플라이언스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은 인텔의 큐로직 인피니밴드 사업 인수 소식을 전하면서, 데이터센터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인텔이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인피니밴드는 CPU 프로세서, 서버-스토리지 입출력(I/O) 정보 전송역할을 하는 패브릭 기술이다. 병렬컴퓨팅 기술의 총아인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클러스터링 성능을 확장시키는 데 유용하다.

일단, 인텔은 고성능컴퓨팅(HPC) 사업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IDC는 향후 5년간 HPC시장이 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실제로 지난해 HPC 시장은 95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인피니밴드는 HPC분야 기술이면서 동시에 데이터센터 어플라이언스의 인터커넥트 기술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활용제품은 오라클의 데이터웨어하우징(DW) 어플라이언스인 엑사데이터다.

오라클은 엑사데이터X2를 설계하면서 I/O 속도 향상에 주력했다.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채택해 CPU와 스토리지간 통신 속도를 높이고, 40G 인피니밴드 스위치를 통해 대역폭 부족에 따른 병목현상을 해결했다. DW는 대규모의 I/O를 한번에 발생시키기 때문에 10GbE 스위치로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큐로직은 인피니밴드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였지만, 실질적 시장 1위는 멜라녹스테크놀로지스다. 멜라녹스는 오라클 엑사데이터에 인피니밴드 카드를 공급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때문에 오라클은 인피니밴드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된다.

반면, 현재 오라클을 제외한 HP, IBM 등의 어플라이언스 제품은 인피니밴드보다 10Gb 이더넷 스위치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이 인피니밴드 기술을 CPU와 직접 연결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라클의 엑사데이터뿐 아니라 대부분의 어플라이언스는 인텔의 x86 칩셋을 사용한다.

인텔이 x86 칩셋과 인피니밴드 통합을 성공시킬 경우, 인피니밴드는 이더넷을 제치고 어플라이언스 시장의 주류로 단숨에 떠오를 수 있다. 네트워크 스위치와 서버 연결 시 CPU 통신이 더 원활해지면서 I/O 처리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서버 업계의 인피니밴드 채택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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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넷의 40Gb 상용화 시점도 관전포인트다. 40Gb이더넷은 표준화가 진행중이지만 정확한 상용화 시점은 물음표다. 40기가급 속도를 이미 상용화한 인피니밴드의 CPU 통합과, 이더넷의 속도 업그레이드 중 어느 진영에서 먼저 목표를 달성하느냐에 따라 시장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인피니밴드와 ASIC 칩셋을 결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지디넷 블로거인 데이비드 체르니코프는 인텔이 마더보드 칩셋과 CPU, 인피니밴드를 통합하는 작업에 바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