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가 사라졌다

일반입력 :2012/01/25 11:19    수정: 2012/01/26 09:04

정현정 기자

MBC 기자들이 공정보도를 위한 보도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MBC 뉴스 프로그램 파행이 현실화됐다.

MBC 기자회는 뉴스 공정성을 훼손시킨 책임을 물어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5일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앞서 MBC 기자회는 지난 18일 실시한 제작거부 찬반투표에서 83%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MBC 기자들은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8시부터 MBC 본사 로비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MBC는 뉴스 프로그램 방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MBC는 오전 9시30분에 진행하는 930뉴스와 오후 4시 뉴스, 오후 6시 뉴스매거진을 편성에서 제외하고 낮 12시 뉴스는 10분으로 단축해 방송 중이다.

간판뉴스인 오후 9시 뉴스데스크는 방송시간이 기존 50분에서 15분으로 대폭 축소됐고 나머지 시간은 특집 프로그램과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확대편성으로 채워졌다. 매일 오전 6시 방송되던 뉴스투데이도 26일 창사특별기획 코이카의 꿈 스페셜로 대체 방송됐다.MBC 기자회는 “기자들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훼손된 MBC 뉴스의 공정성 회복과 보도 부문의 인사쇄신을 위해 제작 거부까지 결의했다”면서 “사측이 보도본부 쇄신 인사와 제대로 된 뉴스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아 예정대로 25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MBC 기자들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제작 거부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인데다가 회사 측은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파행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이런 가운데 MBC 노동조합도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MBC 노조는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한 첫 날인 25일부터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로비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가 결정된다.

총파업이 가결돼 제작거부 움직임이 노조 차원으로 확대될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프로그램 전면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40일 간 파업을 벌였다. 당시 파업은 천안함 사태와 맞물려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이 최대 7주간 결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