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무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는 콘솔 게임의 액션성을 MMO에 녹여냈다는 점에 큰 주목을 샀다.
격투 게임처럼 적과 무공을 나누고 빠르게 물 위를 뛰어가는 등 블소만의 여러 특징은 작년 진행된 테스트에서 많은 언론과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관심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멋진 동작과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 일까. 그래픽 부분은 워낙 유명한 엔진 사용과 유명 아티스트의 손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에 언론이나 이용자 사이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프로그램 상으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블소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가 입을 열었다. 그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 블소가 동시 접속자 100만 명을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Q.게임 내 주인공의 사부 ‘홍석근’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별 다른 의지는 없었다. 배재현 PD의 압박(?)으로 인해 들어가게 된 것이다.(웃음) 사실은 게임 내 NPC 대 부분이 개발자 이름으로 돼 있다. 이는 일종의 스탭 롤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게임에서 초반 급사(急死)한다는 질문에) 나오자마자 5분 만에 죽어서 다행이다.(웃음) 아마 영혼으로 후반에 다시 나온다고 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Q.대규모 인원이 함께 즐기는 액션 게임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A.엔씨소프트가 무협으로 도전하겠다고 할 때 가장 기본이 된 부분은 액션이었다. 액션이 MMORPG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액션을 살리면서도 MMORPG의 느낌을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우리가 만드는 블소는 새로운 게임이다. 당시 이 게임이 어떤 모양을 가지게 될지 사실 몰랐다. 우리는 블소를 어떻게 만들고 맞춰나가는지에 대해 스스로 끊임없이 물음을 던졌다. 상황에 맞춰 변화를 추구하고 게임을 완성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아직도 계속 수정하고 보강하고 있다.
Q.싱크 문제부터 여러 부분에서 아직 문제가 많이 있다고 본다.
A.우리가 내놓은 버전이 완벽할 수 없다. 우리는 기존 테스트에서 싱크부터 여러 측면에 대한 리포트를 많이 받았다. 당연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 현재 테스트 당시 알려진 문제는 거의 해결이 됐다. 그리고 싱크나 판정 문제는 꽤나 자유로운 편이다. 일반 콘솔 액션 게임처럼 보이게 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좀 더 정확한 판정을 추구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Q.최적화 문제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A.최적화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 초반 당시부터 중요 요소로 잡고 신경 썼다. 개발자들이 쓰는 고사양 PC는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일반 사람들 누구나 어떤 사양에서도 웬만큼 게임이 구동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없는 초저사양 테스트까지 진행하고 있는 지금 평균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아마 엔비디아 지포스8600 수준이면 구동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현재 나와 있는 사양보다 더 낮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Q.피로도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연동 등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A.우선 피로도 연동 여부에 대해서는 꽤나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 문제는 프로그램 측의 문제라기보다는 콘텐츠에서 풀어야할 문제다. 전투 이외의 관점에서 풀어내기 위한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는 지금 수준이 괜찮다고 본다. 그리고 모바일 연동은 준비 중에 있지만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조금만 언급하면 그냥 몇 개를 보여주는 수준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Q.스킬 기능이 특징인데 온라인 게임에서 이런 제한은 어려웠을 것 같다.
A.기본 4가지에 최대 8개까지 늘어나는 스킬 버튼은 다른 MMORPG에 비하면 정말 적은 수치다. 이 부분도 매우 어려웠다. 블소가 스킬이 적어보이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굉장히 많다. 조건에 맞춰 추가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스킬 버튼의 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응 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설정만 보면 매우 쉬워보이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킬 배치와 프로그램 구현, 전투 시나리오 고려 등 여러 측면에서 완벽하게 협업이 되어야 된다. 실험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이 정말 길었다. 지금도 이부분은 계속 다듬고 있다.
Q.언리얼3 엔진으로 제작하는데 장점과 단점을 구분한다면?
A.개발자가 엔진을 선택할 때 크게 2가지를 본다. 하나는 기능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량을 줄여주는 능력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정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 온라인 게임에 최적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으로는 인터페이스가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MMORPG가 요구하는 이용자 인터페이스는 엄청나다. FPS(1인칭 게임)에 익숙한 언리얼 엔진은 이 부분이 정말 빈약하다. 그래서 인터페이스는 거의 새로 만들었다.
Q.물리엔진은 적용이 돼 있는가?
A.온라인 게임에서 물리엔진을 적극적으로 쓰는 건 매우 어렵다. 물리까지 반영해 서버를 구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기엔 아직 온라인 게임에 최적화된 물리엔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맞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래픽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물리엔진을 쓰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하드웨어 가속이 그래픽 카드 브랜드별로 달라 모두 완벽하게 적용 시키는 것은 어렵다.
Q.3차 테스트를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어떤 점을 중점으로 보고 개발할 예정인가?
A.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콘텐츠 추가나 여러 측면이야 기본이기 때문에 당연히 신경 쓰지만 그중에서도 안정성은 게임의 승패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부분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안정성에는 보안 측면도 속한다. 이 두 가지를 완벽하게 잡으면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돌아갈 것이다. 그 외는 게임 외 따로 개발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용자들이 보는 것 외에도 개발로 신경 써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오죽하면 개발자들이 “그냥 조용히 게임만 만들고 싶다”고 말하겠는가. 서비스를 위해 준비해야하는 과정은 개발 못지않게 정말 많다. 그래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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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마지막으로 블소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다.
A.당연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크다. 우리가 그만큼 자부심을 가질 수록 게임을 기대하는 이용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본다. 완벽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국내 최고의 게임을 만들도록 하겠다. 블소에 대해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