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아직도 '전기먹는 하마'지만…

일반입력 :2012/01/05 15:17    수정: 2012/01/05 15:40

봉성창 기자

에어컨의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한 가전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소비자들이 전기세에 대한 부담감으로 에어컨 구입을 꺼리는 것은 물론 전 지구적으로 에너지 관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생산기업들이 올해 소모 전력을 크게 낮춘 신제품을 일제히 출시했다.

이들 업체는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소비전력을 조금씩 개선해왔다. 전기료가 비교적 저렴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제품 구입시 에너지등급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있지만, 이미 서구 해외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 기준 1순위가 바로 에너지 소비량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열교환기를 가로에서 똑바로 세우는 하이패스 방식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LG전자도 올해 동일한 방식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구조적인 효율 개선이 이뤄진 것이 주목할만한 변화다.

여기에 두 개의 팬을 달아 송풍 효과를 높인 것도 양사 모두 동일하다. 에어컨 작동 시 선풍기를 틀면 냉방효과가 올라가는 것처럼 기류 자체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애플리케이션 제공도 알고보면 절전과 관련이 깊다. 냉방을 보다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외출시에도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시에만 냉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올해 신제품에서 삼성전자는 종전대비 89%, LG전자는 전기세 기준 3분의 1 수준의 절전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측정기준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양사 모두 괄목할만한 절전 성능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에어컨은 생활 가전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제품이다. 에너지 효율이 1등급이라고 하더라도 시간당 1천400~1천600W 수준(15평형 기준)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는 30~40W의 전력을 소모하는 선풍기에 비해 약 30~40배 가량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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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직까지 에어컨의 뛰어난 냉방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모전력을 획기적으로 낮춘 기술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과연 어떤 기업이 먼저 초절전 에어컨 제품을 내놓는가에 업계 관심이 쏠려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 안에 누가 먼저 초절전 에어컨을 개발하는가가 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라며 “적어도 현재보다 소모전력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