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가상화, 새로운 전쟁 시작된다

일반입력 :2011/12/30 10:08    수정: 2011/12/30 10:15

x86서버 가상화는 올해 한국에서 본격화됐다. 클라우드에 앞서 불어온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VM웨어, 시트릭스, 레드햇,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수혜주였다. 가상화 솔루션업체들은 이제 새해부터 새로운 전쟁을 맞이한다.

다가오는 새해는 어느때보다 뜨거운 가상화 솔루션 업체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VM웨어는 올해 하반기 내놓은 v스피어5로 미션크리티컬 시장까지 넘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들은 가상화 솔루션에 대한 대규모 버전업으로 VM웨어를 공략할 계획이다.

시트릭스는 젠서버6 보급 확대에 나선다. 레드햇은 KVM3.0 버전을 1~2월 중 정식 출시한다. MS도 내년 하반기 윈도서버8을 출시하면서 하이퍼V3.0의 시대를 열기 위해 준비에 한창이다.

VM웨어에 맞서는 경쟁사들은 어느때보다 결의에 찼다. 내년 출시될 각 회사의 새로운 버전들은 그동안 갖고 있던 한계점을 극복하면서, 부족했던 기능을 대거 탑재하게 된다.

■v스피어5, 클라우드 서비스 전체의 토대로

VM웨어는 지난 8월 하이퍼바이저 ESXi와 가상화 인프라 관리 소프트웨어인 v스피어의 다섯번째 버전을 출시했다.

v스피어5는 기존보다 4배 이상 성능을 개선하고, 통합적인 인프라 관리 기능을 대폭 추가했다. 생성할 수 있는 가상머신(VM) 크기가 4배 커졌다. 최대 1테라바이트(TB)의 메모리와 최대 32개 가상 CPU를 지원한다. VM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대용량의 미션 크리티컬 애프리케이션을 가상화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초당 1백만 입출력(I/O) 운영을 지원하며, 정책 관리기반의 운영자동화가 개선됐다. 저장장치 DRS는 워크로드가 여러 VM중 일부에 몰릴 경우 로드밸런싱을 자동화한다. 자동화된 배치 기능으로 여러 호스트를 동시에 배치 및 수정할 수 있다.

v스피어의 최고 기능으로 꼽혀온 v모션은 최저가부터 최고가 모델 모두에 적용돼 기본적인 인프라 관리 자동화의 토대를 이룬다. V모션은 마우스 드래그앤드롭으로 VM의 물리적 위치를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개선된 V모션은 이전까지 한번에 한개의 VM만 이동할 수 있었던 한계를 벗었다. 한번에 8개의 VM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VM에 연결된 스토리지 영역과 데이터가 함께 이동된다. 네트워크, 보안, SLA 등도 함께 자동으로 이전과 같게 설정된다.

VM웨어는 v스피어5와 함께 v실드5, v센터 사이트리커버리매니저(SRM)5, v클라우드 디렉터 1.5, v스피어 스토리지어플라이언스 등을 출시했다. 각각 보안, 재해·장애복구, 외부 리소스 연결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가상화 활용 가치를 높인다.

전세계 가상화 시장 80% 이상을 장악한 VM웨어는 올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v스피어의 신버전 출시는 용량증가, 자동화, 통합관리 편의성, 안정성 등이 대폭 개선됐다는 의미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국내는 x86서버 자체가 기업 인프라 중심에 서지 못했던 탓에 그와 연관된 가상화 역시 해외에 비해 확산되지 못했다. 여전히 기업 IT인프라의 중심에는 유닉스 서버가 있으며, 그 위에서 데이터베이스(DB), ERP, 매매시스템 등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고 있다.

VM웨어의 v스피어5는 유닉스에 갇힌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의 x86서버 이동을 보장하는 토대로 새해 IT 인프라 시장변화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쓰는 하이퍼바이저 ‘젠’

시트릭스시스템스는 10월 젠서버의 여섯번째 버전을 출시했다. 오픈소스젠의 활용범위를 엔터프라이즈 시장 전체로 본격 확대하려는 출발점이었다.

젠서버는 오픈소스로서의 장점을 인정받아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과 도입률을 높이는 추세다. 국내에서 KT, 수협, 현대증권 등에 도입되는 쾌거를 이뤘다. 전세계적으로도 클라우드 사업자 대부분이 젠서버를 이용할 정도로,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젠서버6는 다양한 목적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지향점으로 삼는다. 단순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가상화를 도입하면서, 멀티티어, 멀티테넌트를 구현한다.

일단, 강력한 오픈소스젠 하이퍼바이저 엔진의 최신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젠서버 6는 25개 기관에서 11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친 젠4.1 하이퍼바이저를 사용했다. 젠4.1은 응답시간에 민감한 워크로드 개선, 대형 시스템 지원 향상, 새로운 보안 기능 등이 추가됐다.

젠서버 6는 클라우드와 서비스 딜리버리 네트워킹에 최적화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픈플로우(OpenFlow) 표준의 ‘오픈 v스위치’를 통해 부족했던 가상 스위치 기능을 탑재했다. 이는 시트릭스 넷스케일러와 통합돼 하드웨어 지원 네트워크 성능 최적화(SR-IOV)를 지원한다. .

시트릭스는 젠서버 6의 설치를 10분 만에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화했다고 강조한다. 관리 요구를 전보다 단순화해 제품 설치부터 운용까지 운영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MS 시스템센터 2012을 지원한다. 시스템센터 관리 환경에서 직접 젠서버 호스트 및 VM을 관리할 수 있다.

■‘MS독립만세’ 레드햇 KVM 급부상

레드햇은 새해 1월~2월 사이 KVM 하이퍼바이저 3.0 정식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식버전에 앞서 8월 공개된 베타 버전은 서버와 데스크톱용 가상화 제품으로 서버 운영체제(OS)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6.1 버전의 기능을 따로 쓸 수 있다. 무엇보다 KVM3.0은 기존 MS 의존성을 완전히 벗어던졌다. 윈도서버 시스템 없이도 가상화 환경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KVM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가상화(RHEV)' 제품 중 하나다. RHEV는 가상화 OS 'RHEV 하이퍼바이저(RHEV-H)'와 관리기능 'RHEV 매니저(RHEV-M)'를 포함한다.

이전까지 RHEV 기반 인프라 관리는 윈도서버와 액티브 디렉토리(AD), MS SQL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필요로 했다. 이는 KVM이 2008년 레드햇에 인수된 쿰라넷의 개발품이었기 때문이다. 레드햇의 가상화 솔루션은 윈도기반 시스템을 써야 했다.

RHEV 3.0은 통해 닷넷 콘솔을 '자바'로 포팅하고 기반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을 SQL서버에서 '포스트그리SQL'로 바꿨다. 또 사용자 인증과 자원 접근 통제 기술로 MS AD 대신 RHEL 6.1에 포함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IPA'를 쓸 수 있게 했다.

기본적인 가상화 기능도 강화됐다. KVM은 128코어 CPU를 지원해 인텔 제온 프로세서의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켤 경우 최대 256개 쓰레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물리적인 기본 메모리는 최대 2테라바이트(TB)까지 확장 가능하다. VM의 가상코어나 스레드는 64개까지 지원하며 역시 가상메모리를 2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VM웨어 V모션과 같은 라이브 마이그레이션 기능도 향상됐다.

레드햇의 가상화 솔루션은 그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발자 사이에서 조용한 인기를 누려왔다. 다만, 윈도서버에 대한 의존성과 오픈소스에 대한 편견 때문에 대기업 환경으로 널리 확대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겨울이 끝날 무렵 출시될 KVM3.0은 향후 가상화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개발자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경험을 가진 인력이 늘어났다는 점까지 더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업계는 이미 레드햇과 협력을 공고히 하는 작업을 올 한해 내내 벌여왔다. 가상화 솔루션업체와 협력에 사활을 건 하드웨어업체의 구애는 레드햇의 가능성을 점칠 방증이다.

■새로 태어난 '하이퍼V' 윈도서버8 온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내부 가상화 세계서 MS는 하위 사업자에 불과했다. MS의 하이퍼V는 윈도서버OS 상에서 이용가능해 관리하기 편하다는 점 하나로 버텨왔다. 하이퍼V는 부족한 기능 탓에 오픈소스 기반 하이퍼바이저보다 떨어진다는 비아냥마저 들었다.

MS는 점차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가 대세로 떠오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퍼V를 완전히 뜯어고칠 기세다. 내년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윈도서버8에 투입될 하이퍼V3.0은 경쟁사 솔루션의 기능 대부분을 탑재하고, 아키텍처까지 바꿨다.

올해 9월 사전 공개된 윈도서버8은 클라우드 인프라용 OS로 가상화, 네트워크, 클러스터링, 스토리지 영역 등에 확장성과 신뢰성, 보안성을 개선했다. 여기에 포함된 하이퍼V3.0버전은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기능을 새로 넣었다. 하이퍼V는 이전까지 호스트기반이었지만, 3.0버전부터 커널 기반으로 변경됐다.

일단, VM 1대당 32개 프로세서와 512GB 메모리를 지원한다. 하이퍼V가 지원하는 가상화 디스크 용량을 더 크게 잡을 수 있는 파일 형식 'VHDX'도 나왔다. 이를 통해 2테라바이트(TB)를 넘는 가상 디스크 파일을 만들 수 있다.

'라이브마이그레이션' 기능도 강해졌다. VM이 물리적 공간을 이동할 경우 IP연결만으로 네트워크 연결이 끊기지 않고, 동시에 여러 VM을 이동할 수 있다. ‘하이퍼V 레플리카’란 기능은 VM을 비동기적으로 일치하는 복제물을 만들어 가상화 인프라의 장애나 재해발생시 복구 성능과 안정성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전체 네트워크 가상화와 멀티테넌트 환경을 위한 망분리 기능을 포함했다. '포트ACL'은 프라이빗 VLAN(PVLAN)을 구현한 것이다. 액세스 지점과 접속하게 되는 VM에 기반해 연결을 특정 사용자만 접근하게 한다.

다중 경로 입출력(MPIO) 드라이버를 통한 가상 FC기능도 탑재된다. VM 내 MS 가상 호스트 버스 어댑터(HBA) 제공자와 연계될 때 HBA를 가상 파이버 채널(FC)로 사용하는 것이다. VM이 스토리지 전용 네트워크(SAN)의 논리단위번호(LUN)에 직접 접근하므로 전사적 SAN 하드웨어의 성능을 극대화하게 된다.

'오프로디드 데이터 트랜스퍼(ODX)'란 기술은 2개 서버 윈도 사이에서 파일을 끌어다 놓는것으로 서버OS가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옮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를 그대로 수행한다. 데이터 중계 역할을 하는 워크스테이션이나 또 다른 서버가 필요없다는 의미다.

비트토런트 같은 P2P형 네트워크 공유 기술도 도입됐다. 지역이 분산된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VM을 마이그레이션 할 때 WAN 구간을 가속하는 효과를 낸다. 브랜치 캐싱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VM에 캐싱공간을 만들어 놓고, 여러 곳에서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해 속도를 높여 준다.

네트워크인터페이스카드(NIC) 연계 기능도 내장했다. 서로 다른 업체의 NIC를 혼합할 수 있으며, 서드파티 유틸리티나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SR-IOV도 하이퍼V3.0을 통해 지원돼 가상 스위치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서버메시지블록(SMB) 2.2 버전도 지원하게 된다. SMB는 파일, 디렉토리, 주변기기를 공유할 때 쓰이는 메시지 형식으로, 서로 다른 OS 간 파일 공유에 사용된다. VM이 SMB와 공통인터넷파일시스템(CIFS) 네트워크 공유 환경에서 돌아가는 것이다. CIFS는 SMB의 변종으로 인터넷에서 원격 컴퓨터 파일, 서비스를 불러내는 표준 프로토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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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으로 VM웨어나 시트릭스의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윈도서버8 라이선스 구매자는 추가적인 카피 확장에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클라이언트 단말기용 OS도 무한정 복제할 수 있다.

방대한 관련 전문가들과 GUI 기반 관리도구 등으로 윈도서버8은 진정한 서버 가상화 시장의 플레이어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