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가 8년만에 결별을 선언했다. 소니가 삼성전자에 S-LCD 지분 전량을 매각키로 한 것. “때가 됐다”는 평가다.
26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S-LCD에 대한 소니 지분 전량 인수를 의결했다. 주식 양수도 계약도 체결해 1조800억원의 주식 인수대금을 소니에 지불키로 했다. 삼성전자 소니 주식 양수도, 대금 지불은 행정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말 완료된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별도의 제휴계약도 체결해 패널공급, 기술협력은 유지키로 했다. 양사의 제휴 청산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에 나쁠 것 없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소니는 S-LCD 지분 투자금액을 회수해 운영 자금을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LCD 패널 생산과 사업운영의 효율성, 운영성, 대응 스피드 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패널 공급 계약도 체결해 LCD 패널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 계약도 맺었다. S-LCD는 지난 2004년 4월 삼성전자, 소니가 합작해 설립했다. 2006년 삼성 보르도, 소니 브라비아 등에 패널을 공급했으며 이후 LED TV, 액티브셔터 글라스 방식 3D 패널까지 기술협력을 유지했다. 상황은 8년을 지나면서 많이 바뀌었다. 최근 LCD 패널 시장이 부진하고 TV 사업도 환경 변화를 맞으며 양사의 LCD 패널 사업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합작 철수는 소니가 먼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LCD 패널 조달 비용을 40% 절감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부사장은 “LCD 패널 사업이 어려워져 삼성전자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 이미 S-LCD 지분 매각을 계획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니는 최근 미국, 유럽 등의 경기침체와 함께 TV 사업의 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현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S-LCD 설립 이유인 패널 안정적인 조달에 대한 필요성도 사라졌다. 최근에는 도시바, 히타치 등과 디스플레이 연합을 결성하며 일본 내 디스플레이 업계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소니는 TV 시장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고 그 사이 LCD 패널 물량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타이완, 일본 등의 투자로 늘어났고 가격은 떨어졌다. 소니의 TV 보급형 제품은 위탁생산으로 전환되는 등 LCD TV 생산의 유연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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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라인 운영의 유동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소니와는 일정 기간의 패널을 시장 가격에 공급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니에 대한 그동안의 물량과 함께 기술협력까지 당분간 보장받았다”며 “여기에 지분 인수로 경영환경에 대한 효율성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