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예정됐던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국고지원 중단 시한이 1년 연장됐다. 숨통이 끊기진 않았지만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받은 셈이다.
당초 국회에는 게임위 국고보조 적용시한에 대해 규정을 삭제하는 정부안과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의원 발의법이 계류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소위가 국고지원을 1년만 연장하는 통합안을 처리시킨 것이다.
아직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합의안이 통과된 이상 등급분류 업무의 민간 이양과 게임물 사후관리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민간자율심의, 실질적 논의 시작해야
법안 통과로 민간자율심의에 대한 업계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남은 1년 동안 정부가 민간 심의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업무 이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최근 들어 게임위가 콘텐츠에 대한 일반 심사 뿐 아니라 확률형 아이템 등 비즈니스 모델까지 손대기 시작했다는데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위의 심의 과정과 등급분류가 신뢰성을 잃은지는 오래”라며 “자율심의가 이미 수년전부터 약속돼온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명확한 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업계는 이를 철저히 수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근거만 마련되면 곧바로 민간자율심의기구 설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개정안이 통과되는대로 자율등급과 관련한 해외사례를 연구하고 심의기구를 안정적으로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사후관리 어쩌나
문제는 아케이드 게임물이다. 게임위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아케이드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거부는 413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0여건이나 증가한 수치다. 게임위측은 이들 게임 대부분 불법 개변조가 의심되는 사례였다고 말한다.
때문에 사후관리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게임위에 사후관리 권한을 남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문화부는 게임위 명칭을 게임물관리위원회로 바꾸고 청소년이용불가게임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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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게임위 존치를 계속해서 반대해온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사후관리감독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게임위가 구태여 폐쇄적인 행정기관의 지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이와 관련 이수근 게임위 위원장은 “민간 이양이라는 대의에 동감한다”면서도 “아직 (아케이드 등) 일부 게임물은 민간 이양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게임위의 역할론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