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없다?

일반입력 :2011/12/19 10:23    수정: 2011/12/20 10:08

기존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들이 최신판 운용체계(OS)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를 못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구글과 협력사들이 약속한 정기 업데이트 제공 시나리오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주요 단말 제조사들이 ICS기반 휴대폰을 출시하며 기존 단말기용 업데이트 제공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나온 비관적 전망이라 기존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기존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ICS를 탑재하고 출시되는 휴대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넥서스, LG 옵티머스 LTE, HTC 센세이션XL 등이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출시된 갤럭시S2 업그레이드를 최근 내놨고 일부 기종을 위한 업데이트도 내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HTC는 기존 출시된 센세이션, 이보4G+, 레이더4G 등을 위한 ICS 업데이트를 내년 1분기 제공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버전을 2.3 '진저브레드'로 올리는 업데이트를 제공하면서 옵티머스2X 등 일부 기종의 ICS 버전을 준비중이라고 지난달 언급했다.

구글은 ICS를 선보이며 기존 태블릿용 3D 인터페이스를 스마트폰화면에 가져왔고 시스템 알림, 잠금 해제, 멀티태스킹 앱 관리 기능과 음성 입력, 맞춤법 검사, 터치 자판을 개선하고 SNS 연동, NFC기반 공유, 새로운 카메라 앱을 추가했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17일 당신의 휴대폰을 안드로이드 4.0 ICS로 업그레이드하지 못할 수 있는 이유라는 보도를 통해 모든 사용자가 최신 OS를 쓰리란 보장이 없음을 예고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5월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I/O'에서 단말기 제조 부문, 이동통신부문 협력사들과 함께 '적어도 18개월'마다 한 번씩은 정기 OS 업그레이드를 내놓기로 공언했다.

그러나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여기 참여하는 파트너들은 '구글 업데이트 얼라이언스(GUA)'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묶였지만 기존 단말 사용자들 대부분이 최신 OS를 얻게될 것이라는 약속은 '공허한 선전'으로 드러났다.

■사공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지디넷 블로거인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구글과 협력사들이 이런 약속을 어떻게 실천해낼 것인지 전혀 짐작이 안 된다며 ICS를 제공하기 위해 조율해야 할 사업주체와 변수가 너무나 많다고 평했다.

또 GUA의 계획은 당초 '각 단말기에 대해 18개월마다 최신 업데이트를 제공'하거나 '그런 업데이트를 제공한다는 내년도 사업계획 일부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내용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단순한 하드웨어 인증에 대한 약속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구글이 주요 업데이트용 코드를 만들어 내놓은 모양새지만, 이후 각 제조사들에게 어떤 최소한의 하드웨어 제한사항을 따르도록 강제하진 않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강제성이 없다면 향후 업데이트도 꾸준히 만들어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용자들은 구글이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새 OS를 만들길 바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정기적으로 새 휴대폰을 만들어 팔아야만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 구글과 약속한 기간마다 정기 업데이트를 내놓는 무모한 투자를 감행할 제조사는 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문제다.

결국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통신업체다. 보통 최신 휴대폰 사용자들은 다년제 약정을 통해 통신사들에게 묶인 신세로, 어쨌든 통신사가 가입자들의 휴대폰 OS에 신경쓸만한 여지를 준다. 그러나 킹슬리 휴즈는 당신이 가입한 통신업체는 절대로 업데이트 제공을 약속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업데이트 제공할 동기 희박

그는 PC매거진의 제이미 렌디노가 쓴 기사를 인용, 수많은 제조, 통신사들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 안드로이드 ICS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을 갖춘 업체가 거의 없었다고 썼다. 그들이 OS 업데이트 계획을 7개월만에 '깡그리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해당 제조, 통신사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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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슬리 휴즈는 기존 사용자들을 위해 안드로이드OS를 업그레이드시켜줄 동기를 가진 사업자가 아무도 없고, 구글 주안점은 신형 단말기를 많이 개통시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에 맞춰졌다며 제조사들은 사용자들에게 이미 팔아댄 휴대폰 얘기에 귀를 막고 싶을 테고 통신사들은 약정 회원만 유치하면 그만이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진심으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꾸준하고 안정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하려 한다면 전체 단말기 제조, 유통과 통신 서비스 절차를 지금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이나 중앙집중화된 의사결정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킹슬리 휴즈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