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가 엑사스케일 16년 앞당길 것"

일반입력 :2011/12/15 12:10    수정: 2011/12/17 10:25

봉성창 기자

[베이징(중국)=봉성창 기자]“GPU 기반 슈퍼컴퓨터는 엑사스케일 컴퓨팅 시대를 16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4일 북경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TC2011에서 GPU 슈퍼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엑사바이트 컴퓨팅은 말그대로 엑사바이트 규모의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팅을 말한다. 우리가 보통 쓰는 1기가바이트(GB) 단위로 환산하면 104만8576GB 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핵심은 에너지 효율이다. 황 CEO는 기존 CPU 기반으로 엑사바이트 컴퓨팅을 실현하려면 20메가와트 전력이 필요하며 2035년이 돼야 실현 가능한 반면 GPU를 활용한 슈퍼컴퓨터는 2019년에 이를 가능케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국방성은 슈퍼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전기공급 한계 용량을 20메가와트로 제한했다.

황 CEO는 향후 설계될 슈퍼컴퓨터가 대부분 GPU 채용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며 CPU와 GPU의 이기종 컴퓨팅이 앞으로도 꾸준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경쟁사의 행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황 CEO는 “GPU의 경쟁상대인 인텔의 MIC(Many Integrated Core) 역시 과거 라라비 프로젝트가 이름만 바꾼 것”이라며 결국 “인텔도 GPU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인텔 MIC도 발전하겠지만 GPU는 엔비디아의 영역인 만큼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GPU를 앞세워 CPU 영역까지 넘보는 엔비디아의 야심은 올해 초 발표된 덴버 프로젝트에서 잘 드러난다. 덴버 프로젝트는 엔비디아와 ARM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GPU 기반 ARM 인스트럭션 세트를 만든다는 내용이 골자다.

황 CEO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 저전력 프로세스 시장에서 검증이 끝난 ARM이 슈퍼컴퓨팅으로 들어올 경우 GPU와 시너지를 통해 보다 친환경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데 최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에 선정된 중국 티앤허-1A는 엔비디아의 CUDA 기반 GPU가 탑재됐다. 그러나 티앤허-1A는 불과 1년만에 일본의 슈퍼컴퓨터 ‘K’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K가 GPU가 탑재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황 CEO는 “K는 10년전부터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K의 후속작은 반드시 GPU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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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컴퓨팅이 친환경 고효율이라는 잇점을 가지고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병렬컴퓨팅인 CUDA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부재가 그것이다. 여전히 많은 과학연구 및 학술 관련 소프트웨어들이 CPU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설령 GPU가 있다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엔비디아는 CUDA 확산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직까지 병렬컴퓨팅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미흡한 수준이다.

황 CEO는 “현재 엔비디아 병렬컴퓨팅(CUDA)를 지원하는 엔비디아 제품이 전 세계 3억5000만개가 깔려있다”며 “이는 개발자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자 개발 생태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