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 on)’을 내년 1월 국내 출시한다. 카카오톡과 정면 승부가 눈앞이다.
현재 챗온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120여개국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만 다운로드 가능하다. 우리나라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기에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더 주목되는 상황.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초 챗온을 국내에 출시키로 결정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한국)과 애플 앱스토어 모두에 등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랜 고심 끝에 한국에도 챗온을 내놓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기존 메신저들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보완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안드로이드 마켓과 앱스토어서 챗온 다운로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웨이브3’를 비롯한 내년 전략 스마트폰에 챗온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다. 이용자 3천만명을 모은 카카오톡과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내세운 마이피플 등에 맞서 챗온이 선전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 삼성전자도 “시장 장악보다는 이용자 편의 제공이 중점”이라며 공격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당초 삼성전자는 늦어도 지난 11월까지 챗온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보류했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의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 타이틀’을 달고 벤처에 밀린다면 안 내놓는 것만 못하다는 사내 여론도 상당했다.
챗온의 서비스 자체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월부터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팀이 총력을 기울여 62개 언어 지원, 손글씨, 애니메이션, 그룹채팅 등의 기능으로 중무장시켰다. 삼성전자가 챗온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국내서 가장 잘 팔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효과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면 챗온이 메인에 뜬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직원들에게 사내서 챗온 이용을 권장하며 기능 관련 건의를 받는 등 ‘국내 맞춤형’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문제는 앱스토어 등록 가능 여부다. 이미 지난 10월 앱스토어 등록에 챗온을 올리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복수 관계자들은 애플이 챗온을 탐탁치 않아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전 세계서 특허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는 중이며, 자체 모바일 메신저 ‘아이메시지’까지 최근 내놓았다. 애플 입장으로 챗온은 눌러야할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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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경쟁사 서비스를 불공정하게 등록을 거부한다는 비판 여론이 부담스럽기에 삼성전자가 적극 나선다면 애플도 챗온을 허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측은 “애플과의 소송과 챗온은 별개 문제로 본다”며 “1년 넘게 기획한 작품이기에 반드시 대중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