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단 사태...시청자 ‘불똥’

일반입력 :2011/11/28 16:48    수정: 2011/11/28 18:33

정현정 기자

지상파와 케이블 간 재송신 합의가 무산되면서 결국 방송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 대다수 케이블TV 시청가구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전국 93개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SO)는 28일 오후 2시를 기해 KBS2, MBC, SBS 등 3개 채널에 대한 HD방송(8VSB) 송출을 전격 중단했다.

지난 2009년 지상파가 케이블에 콘텐츠 이용 대가를 요구하면서 시작된 재송신 분쟁이 결국 방송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는 “케이블은 지난주 양측의 구두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상파에 서면합의를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협상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송출 중단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디지털케이블 시청자 중 HD 상품 가입자들과 아날로그케이블 가입자 중 디지털TV를 보유한 상당수 가구가 당장 고화질 지상파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됐다. 국내 디지털TV 보급 상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대략적인 피해규모도 추산이 불가능하다.

현재 각 지역 케이블TV방송사들은 지상파 HD 신호를 표준화질(SD)로 대체해 송출 중이다. 이에 따라 기존 디지털케이블TV 시청자 중 HD 상품 가입자들은 평소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밖에 없다.

디지털TV 수상기를 보유한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가구에 전송되던 바이패스(By-pass) 지상파 디지털 채널은 위 사진과 같이 블랙아웃 상태로 안내자막과 함께 송출되고 있다.

케이블TV는 그동안 아날로그 가입자에게도 지상파 HD 방송을 바이패스로 송출해왔으며 6-1, 7-1, 11-1 등의 채널로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다.

당초 케이블 업계는 24일 정오부터 지상파 HD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지상파측 협상 대표로 나선 김재철 MBC 사장의 긴급 제안에 케이블이 동의하면서 양측은 타결점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KBS와 SBS가 이에 난색을 표하면서 합의가 어려워졌다. 대표급과 실무협상진 간 온도차가 존재하는 데다 3사 간 입장차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측은 28일 오전 협상대표를 김재철 MBC 사장에서 우원길 SBS 사장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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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가 기존과 변함없는 태도를 보일 경우 지상파 광고 송출 중단과 전면 중단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으로 하루 1억5천만원의 강제집행 이행금을 물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사상 초유의 방송 중단 사태가 현실화 되면 케이블 시청가구의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지상파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