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2의 다음이나 네이버, 엔씨소프트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허진호 크레이지 피쉬 대표(전 인기협 회장)는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디브온 2011’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허 대표는 “10년 전 벤처 열풍이 일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면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진 않았다. “10년 전이 ‘맨땅’이었다면 지금은 마켓에서 우위를 지닌 이(탑플레이어)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시장을 보면 야후, 구글, 이베이,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같은 탑플레이어들은 5년 주기로 바뀌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러한 산업구조의 융통성을 지닌 사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회는 지금부터 최대 2년”이라고 했다. 다음과 네이버가 시장을 양분하는데 불과 2~3년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과 같이 지금의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뒤집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단 얘기다.
그는 또 “누구나 마크 주커버그가 될 필요는 없다”면서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언급하기도 했다. 브렛 테일러는 ‘좋아요(Like)’ 기능을 도입하면서 페이스북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허 대표는 “한국 사회에는 마크 주커버그보다 브렛 테일러와 같은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대박을 쫓기보다 역할과 목표를 찾으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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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이날 행사에 모인 후배 개발자들에게 “대박을 꿈의 크기로 본다면 응원하고 싶다”며 “쉬운 상황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박의 꿈을 가지고 가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허진호 대표는 지난 1994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네트’를 창업하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8년 동안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직을 맡으며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