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라인 저작권 침해 방지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불법 콘텐츠의 유통을 막아야한다는 입장과 과도한 인터넷 검열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씨넷은 미국 하원이 추진 중인 온라인 불법 복제 방지 법안(Stop Online Piracy Act, 이하 SOPA)을 두고 콘텐츠 업계와 인터넷 기업 사이의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영화, 음악 등 인터넷상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때문에 할리우드와 미국영화협회(MPAA), 제약업계, 미 상공회의소 등 강력한 로비단체의 지지를 얻고 있다.
문제는 해당 법안이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 변경을 강요하고, 사실상 지적재산 침해가 의심되는 도메인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인터넷 기업들을 비롯해 미국 자유인권협회(ACLU), 인권 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온라인 검열을 합법화 시킨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IT기업 “인터넷 검열 악법”…반발 거세
IT기업들과 인권 단체들은 SOPA 법안 공청회가 열린 지난 16일을 ‘인터넷 검열의 날’이라 칭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상원에 제출된 유사한 법안인 지적재산권 보호 법안(Protect IP Act) 역시 함께 논란이 되는 모양새다.
구글, 페이스북, 징가, 야후, AOL, 트위터 등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공동으로 법안 반대 서한을 보내고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냈으며, 모질라와 블로그서비스 텀블러도 심야 시간에 홈페이지 전체를 검은색으로 바꾸는 등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은 인터넷 혁신과 일자리 창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게재하지 않은 웹사이트도 경우에 따라 단속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위키미디어도 “SOPA는 웹사이트에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는 단순 주장만으로도 해당 웹사이트를 닫을 수 있는 법안”이라며 “(SOPA는) 인터넷 블랙리스트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라마 스미스 미 하원 사법위원장(공화당, 텍사스)은 “구글 등이 SOPA를 반대하는 것은 기업들이 저작권 침해 행위로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며 “구글은 악의적인 약국 광고를 차단하고 해당 사이트가 검색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제약업계의 요청을 지속적으로 무시함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비난했다.
■의회 내부서도 이견…논란↑
SOPA는 하원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 로프그렌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은 “SOPA 찬성자들이 인터넷 기업들의 비판에 귀를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SOPA 초안 작성자들은 규제 대상 업계의 의견을 무작정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프그렌 의원은 일방적으로 SOPA 찬성파들의 편을 들고 나선 라마 스미스 사법위원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공청회 패널을 찬성파들로 채웠다는 비난이다. 스미스 위원장은 6명이 정원인 패널 멤버를 찬성파 5명, 반대파 1명으로 구성해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SOPA의 초안을 공동작성한 멜 와트 하원의원(민주당, 노스캐롤라이나)은 “SOPA가 끊임없는 인터넷 검열을 초래하게 된다는 주장은 과장된 비판”이라며 “SOPA에 의해 미국이 억압적인 정부가 된다는 주장은 엄연히 독재정부의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상황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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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카트린느 오야마 구글 저작권 담당 변호사는 “SOPA는 미국 인터넷 기업과 기술 기업에 소셜미디어 모니터링과 같은 의무를 강요함으로써 새로운 불이익이나 소송의 위험에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SOPA를 제정하는 것보다 저작권 위반 웹사이트에 자금의 흐름을 끊는 것을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오야마 변호사는 “SOPA의 경우 불법 콘텐츠를 게시한 사이트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웹사이트 모두가 검열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SOPA보다 자금 추적 방식에 의한 불법 콘텐츠 근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