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정부도 벌벌 떤 벤처기업 감원

일반입력 :2011/11/17 19:01    수정: 2011/11/17 19:01

손경호 기자

지난 해 5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위기를 맞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솔린드라의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회사에 구조조정(감원) 시행 시점을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늦춰달라고 요청했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하원에서 공화당을 통해 공개된 이 문서는 오바마 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솔린드라의 감원계획을 연기하도록 요청한 내용이어서 오바마정부가 경제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해 5월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솔린드라 프레몬트 공장을 방문하는 등 태양광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재 작년 오바마 정부는 상무부 에너지국을 통해 이 기업에 5억3천500만달러를 투자지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태양광 패널 수요부진과 중국산 저가패널 공세로 솔린드라는 결국 지난 9월 파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오바마는 자신의 정책적 소신에 따라 지원해 왔던 태양광 벤처기업이 실패하는 것을 감추고자 무너질 기업의 구조조정에 개입한 셈이 됐다.

공화당이 이번에 보고서를 통해 폭로한 문서는 에너지부와 솔린드라 투자사(아거노트 사모펀드)간에 오간 여러건의 이메일 내용으로서 당시 에너지부가 솔린드라의 재정적 위기를 알면서도 발표하지 않은데다 인원감축발표를 중간선거가 끝나는 시점까지 미루도록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공화당측에 따르면 에너지부관리와 어거노트사모펀드 사 간에 오간 이 이메일에는 '에너지부가 고용자와 부품공급사들에게 11월 3일까지 인력 감축에 대한 발표를 미뤄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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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상업 및 에너지 위원회 소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공화당의 증거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오바마정부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도 만만치 않은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