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김효정 기자]시스코는 네트워킹 기술이 클라우드를 완성한다고 믿는다.
에자드 오버빅 시스코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일본 및 중국 지역(APJC) 총괄사장이 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시스코 파트너 레드 네트워크 2011'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는 근래 들어 UCS를 출시하고 서버 시장에 진출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서버 시장 진출 초기에는 고객들은 시스코 UCS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네트워크 강자라는 인식 탓에 서버 장비로는 부적합할 것이라는 선입견이었다.
그러나 시스코는 UCS의 유니파이드 패브릭 등을 통해 IT부서의 비용을 줄이고 민첩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실행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 강화를 위해 라인사이더를 인수하는 등 M&A를 추진했다.
UCS의 구축사례가 생겨나고 제법 경쟁에 합류하게 되자, 시스코는 자사의 네트워킹 기술력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토리지든 서버든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모든 ICT 기술이 네트워크와 닿아야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오버빅 사장을 통해 시스코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들어봤다. 또한 클라우드와 네트워킹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와 협업 솔루션,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에 대한 설명과 함께, APJC 지역 동향 및 파트너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그는 이날 APJC 지역의 ICT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화두를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 ▲빅 데이터 ▲소셜 네트워크 ▲지속 가능성이라고 운을 떼었다. 이 중 시스코의 해당지역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3가지 주요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기술, IT 관리 기술이라고 전했다.
현재 많은 시스코의 고객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무려 50% 이상의 고객이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스코는 IT 관리 기능을 강화한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하고, 협업을 지원하는 비디오 도입 및 네트워크를 활용한 IT 효율성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근 조범구 전 시스코코리아 지사장의 삼성전자 행으로 공석이된 한국지사장 선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버빅 사장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에자드 오버빅 사장과의 일문일답.
Q. UCS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는데, UCS로 형성 가능한 시장 기회나 규모는?
블레이드, 랙을 모두 포함한 서버 시장은 수십억대의 시장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경쟁사들이 자사 파트너들에 명확한 비전 제시 또는 기술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왔다. 그 결과 시스코가 서버 부문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서버 파트너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런 만큼 APJC 서버 시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코는 UCS 덕분에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초고속 비즈니스 성장 경험을 하고 있다. 시스코 UCS는 1년 사이에 APJC 시장에서 2위 블레이드 서버 벤더로 등극했으며, 현재 미국 시장만 봐도 8천여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Q. 컨퍼런스에서 APJC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런 시장 기회는 경쟁사에게도 열려있다. 시스코의 차별점은?
시스코는 매우 다양한 시장과 기술 분야에 진입했기 때문에 각 시장별로 경쟁사가 다르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네트워킹, 서버 그리고 협업 시장에서 각각 다른 경쟁사들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경쟁사도 시스코처럼 심도 있는 아키텍처와 포괄적인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못한다.
또 고객의 IT 환경에 맞는 색다른 가치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지녔는데, 기존 방식대로 콤포넌트별 설치·증설을 할 경우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그러나 아키텍처 형태로 구축을 할 경우 시스템 통합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시스코의 vBlock이나 Flexpod같은 제품의 경우 환경 설정이 사전에 완료된 형태로 제공되며, 쉽게 확장이 가능하다는 혜택을 제공한다. 시스코만이 제공 가능한 아키텍처 모델은 고객에게 비용 및 운영 효율성을 제공한다.
Q. UCS 출시 후 HP와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또 최근에는 HP용 넥서스 패브릭 익스텐더를 출시한다는 발표를 했는데 이런 관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시스코는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다. 고객이 시판되는 데이터센터 패브릭이 너무 비싸고, 프로비저닝을 하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기업으로서 그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5년전 시스코가 기술 혁신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고객들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이런 결정이 특정 분야에서 경쟁을 심화하기는 했다. 그러나 고객이 실제 UCS를 사용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 검증된 시스코 디자인의 기능성 등을 경험하면서 시스코가 서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HP와의 경쟁관계가 심화됐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결정이었다. HP와의 협업도 고객 중심적인 시스코의 비즈니스 방식 때문에 필요했다. 고객이 HP 제품과 시스코 제품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했기에 관련 지원을 해야 했다.
Q. 시스코의 네트워크/클라우드 전략은 시스코가 스토리지 사업에는 뛰어들지는 않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클라우드는 물론 비디오 트래픽도 모두 스토리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시스코의 스토리지 전략을 알려달라.
시스코는 2개의 메이저 스토리지 파트너가 있다. EMC와 넷앱과의 협력을 통해 각각 vBlock과 Flexpod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EMC와의 협업 솔루션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한 엔터프라이즈 환경의 고객에게 추천하는 반면 넷앱과의 협업 솔루션인 Flexpod는 커머셜 환경에 더 적합한 솔루션이다. 그러나 두 제품의 동일한 장점은 환경 설정/디자인이 사전에 완료된 제품으로 고객의 솔루션 셋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Q. 한국에서 스마트 시티 관련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다른 APJC 지역에서의 관련 사업 계획은?
한국에서 최근 KT와의 협업도 발표하는 등 관련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계획이 여러 개 있으며, 인도, 베트남, 호주, 필리핀 등에서도 관련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Q. 시스코는 최근 구조조정을 하고 불필요한 사업도 정리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APJC 시장에서의 주요 변화는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바로 고객과 파트너에게 직접 묻고 싶은 질문이다.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즐겁지는 않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것 같다. 시스코는 구조조정을 매우 실용적으로 그러나 전문적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매우 빨리, 정밀한 변화를 주도했다. 그 결과는 시스코의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시스코의 1분기 실적 발표를 보고 놀랐다.
또 최근 피닉스, 아리조나에서 진행된 한 CIO 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고객들은 시스코가 더욱 민첩해지고,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다. 또한 시스코의 파트너 생태계는 고객이 다양한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고객들로부터 시스코에게 하나의 벤더로부터 받을 수 없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협업을 통해 제공하는데 매우 만족스럽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Q. 파트너 레드 전략이 왜 효과적인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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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을 살펴보면 다양한 서비스/상품 모델이 존재한다. 또 기술 벤더들은 SaaS, IaaS, PaaS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이 도입한 신규 솔루션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하여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기업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교만한 것이다. 시스코는 좋은 파트너를 선정, 함께 지속 가능한 고투마켓(Go To QMarket) 모델을 만들고, 고객 요청에 따른 시스코만의 독특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믿는다. 또 파트너 레드 모델을 도입 후 경험한 비즈니스 성장 역시 이게 옳은 선택이었다고 증명됐다. 파트너들도 그 변화를 느끼고 있으며,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솔루션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 사실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