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일반입력 :2011/11/16 11:04    수정: 2011/11/16 11:10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천부영 한국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합병되기 전까지 힘들었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지사장 시절과, 오라클 합병과정에서의 침묵은 사라지고 없었다.

지난 5월 합병완료 후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섰던 천부영 부사장이 6개월 뒤인 15일 다시 공개석상에 나섰다. 그는 6개월전보다 더 벅찬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분기마다 매출이 10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객이 먼저 연락해서 엑사데이터에 관심을 보이고, 벤치마크테스트(BMT)만 했다하면 계약이죠. 정신없이 바쁘지만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올해 1월 한국썬과 한국오라클은 1년의 긴시간을 거쳐 합병작업을 완료했다. 그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제공하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앞세워 국내 IT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합병 시너지는 곧바로 나타났다. 엑사데이터가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합병작업 사이 떠났던 고객들이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썬 시절 말기 일종의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한국썬출신 인력의 태도가 바뀌었다.

천부영 부사장은 한국오라클에 합류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것으로 조직의 문화를 들었다. 이제 ‘으쌰으쌰’ 분위기가 난단다.

“예전 썬 시절 고객을 매일 만나라고 직원들을 닥달했을 때, 그런 말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이제 직원들이 자신감에 차서 본인들 스스로 고객을 만나러 나갑니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성장을 이끌고 있죠.”

자신감의 원천은 오라클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이다. 실탄을 많이 쥐어주는 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메시지와 확신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오라클 합병 발표 후 썬 하드웨어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던 주위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오라클은 지난해만 40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대부분 엔지니어드 시스템과 스팍 CPU 개발에 투입됐다. 그리고 5년치 스팍 CPU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 T4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도 나왔다. 새로 출시된 범용 엔지니어드 스팍슈퍼클러스터T4-4는 OLTP, OLAP, DW,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다.

솔라리스 운영체제(OS)도 비록 오픈소스로서 가치를 잃었지만, 가상화와 클라우드를 대폭 강화하고, 솔라리스11으로 돌아왔다. 오라클 시스템에 최적화된 7년만의 업데이트였다.

새로운 제품들과 유닉스 운영체제까지 완벽히 갖춘 한국오라클은 더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솔라리스11은 기존 장비 폐기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솔라리스를 애용해온 고객을 우선 공략할 것이고, 경쟁사 윈백 프로그램도 강력하게 진행할 겁니다. IT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빅데이터 이슈에 민감한 기업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팍슈퍼클러스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개념이 IT비용과 빅데이터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해법으로 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대외에 공개된 지표는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는다. 지난 1분기 오라클 글로벌 실적보고서에서 하드웨어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5% 하락한 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6개월 째 매출 하락세다. 한국IDC 자료에 따르면, 오라클의 유닉스 서버는 파트너인 후지쯔의 매출을 합쳐도 8.9%밖에 되지 않는다.

천 부사장은 국내외 지표로 드러나는 오라클 하드웨어 사업의 성적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장조사업체의 자료조사 방식은 잘 모르지만, 썬 시절부터 현재까지 매출을 모두 알고 있는 입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하드웨어 사업은 미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더 높은 실적을 내놓고 있어요. 효성인포메이션과 LG엔시스가 하드웨어 총판을 하는데 그들의 매출을 보면 돼요. 테스트베드란 한국적 특성 탓도 있는데, 이 흐름이 세계시장에서의 성적으로 곧 이어질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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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강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오라클이 어느 국가보다 원활하게 합병을 완료한 곳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한국오라클은 사람들의 시너지가 엄청난 효과를 보입니다.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이고, 지금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