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파이어, 한국 출시 가능성은?

일반입력 :2011/11/15 13:33    수정: 2011/11/15 16:09

남혜현 기자

아마존이 199달러 킨들파이어를 14일(현지시각) 발매하면서 국내 출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문고, 예스24 등 국내 도서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KT 등 대기업들이 최근 아마존과 킨들 도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지난 몇 년간 국내 시장 진출을 고려하며 시장조사를 해왔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 도서업체 전문가들과 만나 성공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그때마다 진출을 고사했던 것은 해외에 비해 작은 시장 크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마존재팬 출범 이후다. 아마존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 전체를 겨냥하기 위해선 국내 시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국내 업체들을 움직였다. 지난달 아마존재팬이 출범할 당시 교보문고나 예스24 등 국내 도서 유통업체 고위 담당자들이 킨들 출시를 위해 직접 일본에 건너가 아마존 측과 만남을 가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한 도서유통업체 관계자는 “교보와 예스24 등 국내 도서 유통업체들이 일본에서 아마존 킨들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다”며 “국내 업체들이 ‘킨들 현지화’를 한 후 판매할 것을 제안했지만 아마존측에서 이를 거절하며 이야기는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은 아마존의 킨들 정책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서 킨들을 도입하려면 국내 콘텐츠 구독에 적합하도록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아마존이 이를 직접 지휘하기를 원해 국내 도서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마존이 수년째 한국 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내년에는 국내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파트너십을 갖고 들어올지 아마존이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은 다르지만, 아마존 웹서비스가 지난 6월부터 국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킨들 진출의 근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국내서 사업을 일부 시작했기 때문에 킨들을 비롯한 종이·전자책 유통 사업 시작도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우선 일본 안착이 목적이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진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추가 사업 진행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선 아마존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도서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콘텐츠 수급을 위한 현실 고려 때문이다. 이 경우 교보문고와 예스24가 파트너 후보 물망에 올랐다.

특히 교보문고의 경우 해외 원서 수입에 강점이 있고, 지속적으로 아마존과 연락을 취해온 만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교보문고가 자체 단말을 출시를 준비하면서 킨들파이어와 전략적 이해관계가 달라졌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나 KT같은 국내 대기업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리더스허브로, KT는 올레쿡북으로 이미 전자책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아직까지 기존 온오프라인 서점에 비해 기반이 약한만큼, 이를 뒤집을만한 영향력을 가져가기 위해 아마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종서 KT 상무는 “아마존이 지금도 미국에서만 킨들파이어를 출시하고 있고, 해외 출시는 내년에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상태라며 지금 (국내) 어느 업체도 연락만 취하고 있는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킨들이 워낙 저렴한데다 아이패드 대항마로 인식되는 만큼 일반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킨들) 단말기가 들어올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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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아마존이 한국지사를 직접 설립하고, 국내 소규모 전자책 개발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은 후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전자책 업체 코보가 한국 지사를 만들 때 사용했던 방법과 동일하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아마존 국내 진출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한국이 아시아 지역 전체를 아우르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 얼리어답터 사회라는 점 등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