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과 헤드폰의 중고거래가 크게 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제품은 그간 소모품으로 인식돼 중고 시장에 내다파는 일은 적었기 때문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이어폰 중고시장이 최근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이어폰 신제품 시장은 줄어들고, 중고 이어폰을 사고파는 일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 시장은 고가 이어폰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한 고가 이어폰이 화제가 되면서 판매가 늘었지만, 실제 음질은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어폰은 1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고가 이어폰을 구입했을 때 기대한 음질에 미치지 못할 때 내다 파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폰 중고 거래 활성화는 신제품 유통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주요 대형 도매상에 따르면 지난 10월 거래량은 9월보다 약 20% 가량 감소했다. 비수기인 한여름이 지난 후 연말까지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가을 들어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한 유명 브랜드 담당자는 중고가 이상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값이 싼 중고 시장에 몰린 결과라며 2만원대 이하의 저가 이어폰 시장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고가 이어폰 시장의 포화 상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어폰, 헤드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중고가 이상의 제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이어폰 시장 규모는 900억원대, 수량으로는 500만대다. 단순 계산 상 평균적으로 1만8천원에 해당하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올 가을 들어 출시된 브랜드는 소울바이루다크리스, 인케이스, 몬스터케이블 하라주쿠 등 고가 제품에 몰려있다. 즉 포화 상태에 도달한 고가 이어폰 시장이 결국 중고 시장 거래량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아이폰4S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중고 이어폰 거래 활성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이어폰도 신형으로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대기 수요들이 최근 중고시장으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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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련 액세서리 수요가 큰 애플 아이폰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중고 거래 규모 확대는 전체 시장이 커지는 것과 맞물린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경쟁이 가속화됐다며 중고 거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보다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