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먹거리사업 투자용 재원확보 등을 위한 1조6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금은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수종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으로 약 1조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은 시설자금에 6천385억원, 운영자금에 4천235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수는 1천900만주로 증자비율은 11.7%다. 할인율 20%이며 예정 발행가는 5만5천9백원이다. 배정 기준일은 11월 19일, 납입일은 12월 28일이고 신주는 내년 1월9일 상장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선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분야에서 흔들림 없는 투자를 집행, 사업 주도권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나 인재 확보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시장에서는 이같은 LG전자의 유증 결정에 대해 그간 지속적인 영업실적 부진과 신수종 사업에 대한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가 바이오, 의료, 콘텐츠 등 신수종 사업에 대한 선행 투자를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LG전자의 증자 결정은 같은 성격의 미래사업 투자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보유현금 부족으로 사업투자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휴대폰 같은 주력 사업에서 드러난 지속적 성적 부진, 그리고 신수종 사업에서 경쟁사인 삼성에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 등이 이같은 증자를 결정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조직 체질개선 차원에서 이같은 증자결정을 이끌어 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이율 부담, 지속적인 영업손실 등에 따른 현금 확보 필요성도 증자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 들어 LG전자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조2천500억원 규모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도 2조5천억원이다. 이는 LG전자가 지속적인 영업손실에 차입 부담, 이자비용 등을 갚기 위해 증자를 선택했을 것이란 분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밝힌 것처럼 유상증자가 하이닉스 인수나 신규사업을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단기적으로 운전 자본 문제는 없지만 신용등급 하락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유상증자가 확실시 되면서 LG전자 주가는 하루만에 13.73%나 급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LG전자는 6만1천600원에 마감됐다. 9월28일 6만1천900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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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예고돼 온 유증설에 따른 우려감을 반영하듯 주식시장에서는 LG전자와 계열사 회사채 시장 거래가 없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문제는 LG전자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유동성 문제를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유동성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네거티브하게(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