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여성 포털의 변신 비결?

이인경 이지데이 대표

일반입력 :2011/11/02 11:59    수정: 2011/11/02 16:11

정윤희 기자

스마트폰 2천만 시대다. 이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이용자도 많다보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콘텐츠 경쟁도 치열하다. 매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는 수많은 앱이 쏟아진다.

최근에는 쏟아지는 앱 중에서도 여성 이용자를 겨냥한 전문 콘텐츠들이 특히 눈에 띈다. ‘매직캘린더’, ‘지식맘’, ‘육아수첩’ 등 여성 이용자, 특히 가정주부를 스마트하게 만드는데 유용한 앱이다.

주인공은 이인경 대표가 이끄는 여성포털 이지데이다. 이지데이는 14개 앱, 모바일 광고 등을 통해 스마트폰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처음에는 전문포털이 가진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모바일을 택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시선도 그랬다. 네이버, 다음도 모바일 공략에 힘을 쓰는 마당에 여성포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바일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막연한 짐작이 있었다.

직접 이인경 이지데이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정작 이지데이의 발 빠른 모바일 행보가 ‘이용자 우선’ 전략 때문이라는 얘기를 꺼냈다. 외부의 시선처럼 고육지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쉽지만 어려운, 그래서 더욱 식상한 캐치프레이즈지만 결국 이용자들이 요청하는 부분을 하나씩 최선을 다해 개선해 나가는 ‘기본’이 비결이라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열심히 움직이는 겁니다. 사실 언뜻 들으면 매우 진부하고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기본이 있어야 성공하는 거죠.”

이 대표는 PC웹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이지데이는 모바일 앱을 내놓을 뿐 그것을 다듬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용자라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우선 열심히 시도하고 도전한 후, 이 과정에서 들어온 고객의 요구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진화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앱의 성공은 전적으로 이용자의 손에 달렸다고 봐야 됩니다. 어떤 앱의 경우 10일만에 개발을 끝낸 것도 있고 9개월에 걸려 만든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9개월 걸린 앱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이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앱이 진정한 앱인거죠.”

과거 여성포털 이지데이가 탄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이지웨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그룹웨어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개인용 그룹웨어, 가계부 도입, 커뮤니티 도입을 거쳐 지금의 여성포털로 진화했다. 이 모든 과정이 이용자의 요청과 피드백에 의해서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인식은 확고했다. 이 대표는 최근의 모바일 혁명이 과거 인터넷이 처음 확산될 때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10여년전 웹사이트가 도입됐을 때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모바일 역시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모바일 시장이 맨 처음에 열릴 때부터 유심히 봤어요. 주변 모바일 분야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니까 웹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았죠. 지금 당장은 돈이 안 되더라도 조금만 지나면 모바일이 50%는 가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여기에 이지데이의 비전 ‘여성 브랜드 1위’를 접목시켜 준비한 겁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이지데이가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직원들이 조그마한 사무실에 모여 직접 밥을 해먹기도 했고, 사무실을 옮긴 것만도 여러 번이다. 과감한 투자가 독이 된 적도 있다.

이런 경험이 이지데이를, 특히 이인경 대표를 단련시켰다.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면서도 장밋빛 꿈을 꾸기 보다는 현실 시장을 냉철하게 판단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한다’보다 ‘(분야 내) 나의 위치가 어느 정도냐’입니다. 항상 우리보다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때문에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는 너무 자신감에 쌓여 환상을 품기 보다는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말로는 쉬운데 이것이 사실은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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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 대표가 꼽은 이지데이의 경쟁력은 콘텐츠다. 결국 이지데이가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도 여성에 특화된 콘텐츠 덕이라는 자체 분석이다. 모바일로 무게를 옮긴다고 해도 ‘기본’을 저버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엿보인다.

“저희는 지난 10여년간 이지데이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로 인한 ‘여성포털’로서의 명성과 누적된 콘텐츠, 커뮤니티 운영 능력, 위기관리 능력까지…이것들이 결국 근본이 되는 겁니다. 조만간 모바일 시장에서도 질이 낮은 콘텐츠는 퇴출되고 양질의 앱만 살아남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데이의 강점이 더욱 빛날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