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메모리사장, “항모에서...”

일반입력 :2011/10/30 12:27    수정: 2011/10/30 17:39

손경호 기자

“다른 메모리 업계가 다 적자보는데 우리만 흑자 봐서 대단하다고들 하는데 PC에서 모바일로 메모리 시장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 심정은 투자 대비 걷어 들인 수익이 아직 적다는 것입니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사장은 지난 28일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제 4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메모리 1위 업체로서 모바일 시장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에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동수 사장은 경쟁업체들이 어떻게 가고 있냐는 문제보다 PC에서 스마트폰·태블릿에 탑재되는 모바일 메모리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시장가치를 어떻게 높이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PC용 메모리가 항공모함이라면 모바일용메모리는 쾌속정 비즈니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사장은 PC의 경우 인텔의 프로세서와 어떤 하드웨어냐에 따라 메모리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시장인 반면 모바일은 ‘히트 앤 런(Hit and Run)’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워낙 역동성이 강하다보니 아이폰 시리즈·갤럭시 시리즈는 물론 HTC의 제품과 RIM의 블랙베리 등의 출시일정에 맞춰 메모리 업체들도 빨리 시장에 들어갔다가 빠지는 식으로 어마어마한 스피드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사장은 “PC시대가 가격경쟁의 시대였다면 모바일은 가치창조의 시대”라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PC쪽에서는 아무리 하이테크를 갖고 고성능 저전력 제품을 공급해봤자 얻을 수 있는 시장가치가 별로 없다. 그러나 모바일쪽은 다르다. 많은 용량을 빨리 처리하면서도 전력소모량이 적다면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러한 제품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전동수 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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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경우 메모리는 모듈형태로 공급된다. 메모리에 문제가 있으면 20달러짜리 메모리 모듈만 교체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모바일 D램을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장착해야하기 때문에 교체하려면 기기 자체를 바꾸든가 수리비를 지불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모바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시장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내부체제를 갖추고, 모바일 기기에 따라 메모리 제품수도 늘어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상품기획체제를 갖추는 과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