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침수 탈출대란...IT업계 직격탄

일반입력 :2011/10/28 13:39    수정: 2011/10/28 14:33

대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태국 피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28일 주요 외신은 태국 수도인 방콕까지 침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콕 근처를 지나는 짜오프라야강 수위가 홍수 방지벽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날 바닷물 만조가 겹쳐 2.5미터 높이의 홍수 방지벽보다 강 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콕 북부지역부터 강물이 흘러들어 현재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정부는 지난 27일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다.

바닷물 만조는 31일까지 예상돼 방콕의 침수 정도를 가르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태국 국왕이 머무는 왕궁도 한때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방콕 제2 공항인 돈 므앙은 25일 이미 폐쇄됐다.

이와 함께 태국 전역에 홍수 피해를 입어 주요 국내외 IT 기업의 피해 복구는 미뤄지고 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오늘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힘에 저항하는 것이라며 방콕으로 흘러들어오는 수량이 너무 방대해 모든 피해를 막지는 못 한다라고 말했다.

■HDD 직격탄, PC 생산 차질

IT 업계 가운데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계다. 태국은 HDD 생산량 2위 국가로 웨스턴디지털, 히타치, 도시바 등의 생산 공장이 위치해있다.

완제품 생산 공장뿐 아니라, HDD 주요 부품인 모터와 자기 헤드 생산 업체 일본 전산과 TDK 등의 업체도 태국에 몰려있다.

공장 정상 가동이 사실상 어려운 편이다. 때문에 웨스턴디지털은 다른 국가로 공장 이전 계획을 고려중이며, 도시바는 필리핀으로 급히 생산기지를 옮겼다.

연말 PC 시장 성수기를 앞두고 PC제조사는 발등에 불이 떨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8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태국 홍수 여파로 HDD 수요 불균형이 초래됏다”며 “PC 생산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는 “맥을 생산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HDD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콘, 소니 디지털카메라 생산기지 물에 잠겨

지난 봄 일본 대지진 여파를 톡톡히 치룬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다시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일본 본토 외에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특히 니콘과 소니의 전략 제품 생산 공장이 태국에 위치해 있다. 두 회사의 공장은 방콕에 인접한 아유타나 지역의 공단에 있다.

이 곳에서 니콘은 보급형 DSLR 카메라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 제품군, DLST 카메라 알파 라인을 생산중이다. 특히 소니는 야심작인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7의 출시 일정도 미루게 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양사 공장은 물에 잠겨 있다. 양사는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복구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지진 피해를 수습한 후 잇따라 전략 제품을 발표한 상황에 닥친 피해라 생산과 유통에 겪는 어려움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 직간접 피해도 늘어나

태국 홍수로 인해 국내 기업의 피해 상황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IT 기업의 피해가 집중 조명된 반면, 태국으로 진출한 국내 기업의 피해상황도 늘어나고 있다고 코트라(KOTRA)는 27일 밝혔다.

대기업과 완제품 부문 등 한국 전기전자 업체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냉장고에 사용되던 튜브를 생산중인 한 업체의 경우 주요 거래처인 샤프전자가 침수되면서 관련 주문이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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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 생산 차질에 따라 D램 등의 부품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PC 제조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시설 피해 외에도 국내 기업의 주요 거래선의 피해에 따라 수출 규모가 줄어드는 2차 피해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