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1년 LG電 구본준호 “다시 원위치”

일반입력 :2011/10/26 15:08    수정: 2011/10/27 09:06

봉성창 기자

LG전자가 다시 적자로 방향키를 틀었다. 구본준 부회장 취임 1년만에 일이다.

26일 LG전자는 3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매출 12조8천973억원, 영업손실 3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적자는 이미 예견됐다. 증권가에서도 LG전자가 이번 분기에 적자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4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와 같은 전조다. 당시 S&P는 LG전자의 지속적인 영업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재무상태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불황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제품 판매가 부진한 측면이 컸다. 그러나 이익률을 보면 이 가운데서도 시네마 3D로 기대가 높았던 TV 사업 부문만 나름 선전했을 뿐 나머지 사업 부문은 체면치레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문이다. 구본준 부회장 취임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시장의 대세인 스마트폰 판매에서 경쟁사와의 열세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옵티머스원을 내세워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은 지금까지 볼때 실패로 끝날 분위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에 걸쳐 최대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실제로 지난 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었다.

이는 대다수 소비자들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성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년 약정이라는 강제적인 교체 주기도 이러한 선택을 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미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린 삼성전자는 보급형 제품에서도 판매를 자신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조차 부진한 브랜드 이미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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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독한 경영’을 내세워 출항한 구본준 체제는 불과 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4분기 실적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는 점에서 연속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자에서 탈출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위기다. 벌써부터 연말 인사를 앞두고 대규모 감원을 비롯한 대대적인 수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측은 하반기 LTE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 사업에 계속 집중하며 LTE폰 시장 선점 및 효율적 자원 운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