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추진했던 TV사업...애플 결국 참여?

일반입력 :2011/10/24 08:32    수정: 2011/10/24 17:01

이재구 기자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음악,통신산업을 바꾼 것처럼 TV생산에도 참여해 산업을 뒤흔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월터아이작슨의 전기 발표를 앞두고 그의 저작물을 입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 2009년부터 줄곧 불거져 나왔던 애플의 TV사업 참여설, 그리고 올해도 월가 분석가들로부터 나온 줄기찬 애플의 TV사업 참여 전망이 실제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씨넷은 이 같은 잡스의 계획은 향후 애플이 TV생산에 언제든지 참여할 가능성을 읽게 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잡스가 오래전부터 진행해 온 사업인 만큼 쿡이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보도는 이와관련, 애플TV란 이름의 셋톱박스와 아이맥이란 디자인의 HW를 가진 TV가 이미 마련돼 있지만 콘텐츠 부재로 애플의 TV생태계가 만들어지지 못해 TV사업참여가 지연됐을 것이란 분석도 소개했다.

씨넷은 거대 TV방송국이 잡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미심쩍어하면서 애플의 콘텐츠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했고, 이로 인해 계획이 어그러졌다는 지적도 소개했다.

■사용자 편의성 강조한 TV로 스트리밍서비스 구상

워싱턴포스트가 아이작스의 책 내용에서 인용한 대목은 “그는 TV세트산업에서도 컴퓨터 음악플레이어, 휴대폰에서 했었던 것처럼 이들을 단순하고 우아하게 만들기 위한 뭔가를 매우 하고 싶어 했다”는 부분이다.

아이작슨은 잡스가 자신에게 “나는 아주 사용하기 편리한 통합된 TV세트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그것은 아이클라우드를 가지고 있는 당신의 모든 기기와 끊김없이 연계될 것이고 사용자들은 더 이상 복잡한 DVD플레이어나 케이블 채널 리모콘을 만지작거릴 필요가 없다”고 한 말도 함께 적었다. 잡스는 또 그것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마침내 그것을 무너뜨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작슨의 자서전 속 TV개발 이야기는 애플의 통합TV계획에 대해 밝힌 최초의 사례는 아니다. 지난 2009년 이래 애플이 TV를 개발할 것이라는 수많은 루머가 나돌았으며 지난 8월 파이퍼 제프리나 진 먼스터 같은 분석가들은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한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빌어 애플이 2012년 말이나 2013년 초 쯤 애플TV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먼스터 분석가는 오래 전부터 애플이 TV를 개발하고 있다고 믿어 온 사람이다. 지난 2009년 그는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2011년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했을 때 먼스터는 인터넷기반스토리지 서비스는 애플의 인터넷TV를위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완전한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스터에 따르면 애플TV로 불리는 셋톱박스는 사람들에게 TV에 접속해 아이튠스에서 비디오를 빌려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이었다. 이 제품은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스트리밍 비디오와 TV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애플의 욕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잡스가 제공하려 했던 뭔가 다른 애플TV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보면 기존 애플TV(셋톱박스)기능을 우아하게 설계된 TV에 넣는 것이 가능한 일이다. 만일 애플이 TV를 자사의 거대한 아이맥스크린의 디자인을 본떠만든다면 추가 기능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이 제품은 히트를 칠 것이다.

만일 애플이 TV세트처럼 새롭고 매우 경쟁이 치열한 생필품 시장에 들어가려 했다면 뭔가 다른 것을 제공하려 했을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뭔가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콘텐츠였을 것이다. 그러나 콘텐츠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씨넷은 애플이 TV세트를 아직까지 소개하지 않았던 이유는 올바른 기술을 얻을 수 없었던 때문이 아니라 필요로 하는, 제대로 작동하는 올바른 비즈니스 관계를 갖지 못했기 때문인 것같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팟디지털뮤직 플레이어를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디지털뮤직 플레이어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고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음악을 사서 이를 자신의 기기에 내려받을 수 있는 아이튠스 스토어와 애플 생태계를 먼저 구축했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었을 때 새로운 휴대폰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고 또다른 온라인스토어인 앱스토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게임이나 앱같이 이들 단말기에 채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팟의 멋진 디자인과 별개로 이 제품에 사용자들이 그렇게 열광하고 유용하게 생각하도록 만든 것은 사용자들이 앱을 발견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와 앱이었다.

아이튠스뮤직스토어와 앱스토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애플은 이통서비스업계나 자체 조건을 가지고 자체콘텐츠를 공급하는 음악산업계와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으며 이를 통해 휴대폰에 오르는 앱을 제어할 수 있었다.

애플TV세트의 걸림돌이 있었다

따라서 애플이 단순한 형태의 애플브랜드 인터넷TV 생태계를 필요로 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도 설득력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다른 콘텐츠 제작업체와의 계약을 볼 때 TV방송사와 영화제작사들이 애플과 계약을 하는데 대해 매우 미심쩍어했을 것이란 점 역시 매우 설득력을 지닌다.

애플은 그러나 공공연하게 드러난 것처럼 애플은 애플은 할리우드영화사 및 거대 TV방송국과 최고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애플은 TV방송사와의 긴장된 관계를 가졌는데 특히 지난 여름 99센트짜리 TV쇼 대여사업을 하지 못한 채 유산시켰을 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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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TV방송국들은 그들의 쇼 프로그램을 99센트에 기꺼이 제공할 의향이 없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애플은 항복하고 콘텐츠구매일변도의 사업모델로 되돌아갔다.

따라서 이같은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결국 애플의 통합TV가 올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것이 씨넷의 지적이다. 결국 잡스가 본 애플TV의 성패는 주요 TV방송국이나 영화스튜디오로부터의 콘텐츠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려운 특징이 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