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 올레TV 스카이라이프(OTS)를 놓고 벌어졌던 유료방송시장 출혈경쟁 논란이 재현됐다.
KT가 만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가입 없이도 가입할 수 있는 IPTV 단독형 상품을 내놓은 가운데, 케이블TV 업계는 해당 상품이 저가출혈경쟁을 유발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8일 ‘시장질서 훼손하는 초저가 IPTV 퇴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KT의 ‘올레TV 효(孝)’ 상품의 퇴출을 촉구했다.
협회는 “KT는 노년층을 위한 효도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온 가족이 이용하는 TV 서비스 특성상 일반 가정에도 보급이 가능한 상품”이라며 “이미 유료방송 출혈경쟁 논란의 중심에 있는 OTS와 함께 디지털방송시장 싹쓸이를 위한 무기로 이용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KT가 디지털유료방송 시장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저가 IPTV 상품까지 내놓으면 유료방송 저가 출혈경쟁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다. KT는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에서 제공하는 위성방송을 합쳐 500만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 중이다.
KT는 지난 7일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올레TV 효(孝)’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KT 인터넷을 함께 이용해야만 IPTV 가입이 가능했지만 해당 상품은 인터넷 결합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IPTV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초고속인터넷 결합 상품의 경우 3년 약정 기준으로 최저 2만9천원에서 3만9천원 가량을 납부해야 했다. 반면 올레TV 효 상품은 3년 약정을 기준으로 채널수에 따라 선택형 8천원·실속형 9천600원·기본형 1만2천800원에 IP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셋톱박스 임대료 2천원은 별도로 부과된다.
케이블 업계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있는 KT가 IPTV 헐값 공세에 나선다면 다른 사업자들은 경쟁에 참여할 여지가 없다”며 “저렴한 서비스로 보호해야 할 계층이 있다면 특정 사업자가 아닌 전체 유료방송사업자가 함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케이블TV 협회는 출혈경쟁 방지를 위해 ▲저가 덤핑상품 금지 ▲IPTV 단독상품 원가검증 통한 약탈적 경쟁 방지 ▲유료방송 선순환 구조 정립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KT는 해당 상품은 수익을 목적을 출시한 것이 아닌 노인 복지를 위한 상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올레TV 효 상품은 인터넷이 필요 없는 고객의 편익을 위해 복지차원에서 IPTV만 단독으로 제공하는 상품”이라며 “케이블 업계의 지적처럼 저가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사실 왜곡을 통한 흠집내기보다는 고객 편익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반박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상품이 기존 결합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지 않는 데다 노인복지 차원에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적인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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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 “농촌지역이나 노인층 단독 주거 가구의 경우 초고속인터넷이 필요치 않는 경우도 상당수인 만큼 노인복지 차원에서 접근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본래 3년 약정의 경우와 가입요금이 동일한 만큼 문제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약 노년층이 아닌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IPTV 단독형 상품을 출시할 경우에는 유료방송 시장 형평성을 고려해 제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