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눈썰매장이…현실을 넘다’
(부산=김태진 기자)오늘(14일) 저녁 폐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문화상품은 다름 아닌 ‘LTE(Long Term Evolution)’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SK텔레콤이 LTE 홍보를 위해 해운대에 설치한 ‘눈썰매장’이다. 따뜻한 남쪽 끝 해변에 눈썰매장이라니. 발상 자체가 기막히다.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SK텔레콤은 부산 해운대에 16m×7.5m 규모의 눈썰매장을 운영했다.
“4G와 3G 서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내려오는 눈썰매를 즐기면서 소비자들이 4G 속도를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3G WCDMA의 상·하향 속도는 각각 5.7Mbps, 14.4Mbps. 반면, 4G LTE는 37.5Mbps, 75Mbps다. 3G 대비 5~7배 빠른 속도다. 800MB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3G는 7분24초, 4G는 1분25초가 걸린다.
16m에 불과한 짧은 눈썰매 슬로프에서 체험자들이 이 같은 LTE를 상상할 리 없었겠지만, LTE 때문에 초가을 해운대 백사장에서 바다를 등에 지고 눈썰매를 즐겼다는 기억은 남을 것이다. 영화제에 참석한 관람객들에게 어울릴만한 추억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한 관람객은 “광고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LTE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무엇보다도 썰매를 탄 아이들이 좋아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따뜻한 해변 이색 눈썰매장 ‘인기’
동종 IT업계에서 KT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여느 행사와 다를 바 없는-다소 식상한-홍보부스와 라운지를 꾸며놓은 것과 비교됐다.
타 업계인 기아자동차 역시 미모의 도우미와 함께 자동차를 주차해 놓는 데 그쳤다. 얼마 전 독일 자동차 전시회에서 벽돌 깨기 게임을 대형 스크린과 자동차로 구현해 관람객을 즐기도록 했던 것이 오버랩 됐다. SK텔레콤의 LTE 눈썰매장이 신선했던 이유다. 모르긴 몰라도 올 겨울 스키나 눈썰매를 타러 가면 ‘LTE’가 생각날 것이다.
SK텔레콤이 이벤트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일대에서 LTE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1천명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운대의 전시 부스에도 ‘4G LTE 체험존’이 마련돼 오가는 시민들도 LTE를 이용해 볼 수 있었다.
“부산에서 LTE 시험서비스는 11월이다. 상용서비스는 내년 1월 주요 광역시 등 28개시와 함께 시작된다. 이번에 구축된 LTE 시스템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맞춰 미리 구축한 것이다. 관람객들과 부산 시민들은 28년간 축적된 800MHz의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제에 웬 LTE?
LTE의 빠른 데이터 속도와 가장 어울리는 아이템은 동영상이다. 때문에 LTE를 상용화한 이통사들은 모두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와 HD급 초고화질을 경쟁력으로 꼽는다. 부산국제영화제란 문화콘텐츠와 LTE가 만난 이유다.
LTE 스마트폰에서는 HD급의 영상통화와 끊김 없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도 가능하다.
SK텔레콤 역시 T스토어를 통해 약 1만3천여건, N스크린 서비스인 ‘호핀’을 통해 8천여건의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시간 멀티 네트워크 게임인 ‘던전 디펜더스’를 갤럭시S2 LTE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연내에 10종 이상의 모바일 멀티 네트워크 게임을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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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이달 갤럭시S2 LTE를 시작으로 LG전자 ‘옵티머스 LTE’, 팬택 ‘베가 LTE’, HTC ‘레이더 4G’를 선보였다. 또 연말까지 8.9인치 갤럽시탭 LTE와 삼성전자·팬택에서 각각 1종의 LTE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발판삼아 3G와 또 다른 ‘영상시대’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