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사장 "하이닉스 투자 예정대로"

일반입력 :2011/10/12 13:12    수정: 2011/10/12 16:04

손경호 기자

하이닉스가 매각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3조원대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사장은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된 스마트코리아2011·한국전자산업대전(KES)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주협의회를 거쳐 연말이나 연초 매각 일정은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올해 예정됐던 3조4천억원~3조5천억원 규모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가격이 급락했던 3분기 대비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비중을 충분히 늘리고 D램 시황이 살아나면 하이닉스 실적은 3분기를 기점으로 더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출하량 성장률 40% 넘을 것”

하이닉스는 악화된 메모리 시황 속에서도 출하량은 용량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공격적인 사업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권 사장은 “비트 그로스 성장률은 연간 40% 중반대”라며 “작년 대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시황 급락세의 올해와 달리 내년 시장을 자신했다. 권 사장은 “내년 D램업계 공급량 증가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낙후된 시설들은 시장성이 없어져 투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 매각에 대해서도 상황을 밝혔다. 권 사장은 “유진 공장 장비는 과거에 매각됐고 부지는 매각 진행 단계로 여러개 업체와 협상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업체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진공장 매각 규모는 수천만달러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낸드플래시 시장 확대 의지도 천명했다. 하이닉스는 과거 20%에 근접했던 낸드플래시 시장 시장점유율이 10% 초반대로 내린 데 대한 아쉬움을 표명했다. 하이닉스는 낸드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권 사장은 “10%대 낸드 점유율을 상당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운을 떼고는 “언제까지 15%, 20% 라고 못 박아 말할 수는 없지만 내년 조금씩 더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8인치 웨이퍼 공장이 가동될 때는 점유율이 19%까지 갔다”며 “8인치 공장 문을 닫고 투자 여력도 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투자해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건이 좋고 투자여력도 늘어나면 더 빨리 클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는 26나노 제품 비중이 60%까지 올라갔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낸드만큼은 선도업체와 기술 경쟁력을 거의 줄였다”고도 자신감을 보였다.

■모바일 D램 비중 20%대로 높아져

권 사장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D램 시장에서 그동안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높인 것과 함께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도 강조했다.

권 사장은 “하이닉스는 모바일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낸드 메모리는 목표 시장이 대부분 모바일이고 D램은 20%대”라며 범용 PC 비중이 30%대인 것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또 그래픽 D램 시장은 세계 1위라는 것도 밝혔다.

삼성전자, 애플 간 모바일에서의 소송과 관련한 수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은 피했지만 “애플과는 영역 충돌이 없으니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겠냐”며 “전문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이점은 있겠지만 당장 말할만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램버스 소송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램버스는 특허와 관련 램버스 기술을 쓰지 않기로 D램업계가 담합했다며 관련업체를 상대로 소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램버스와의 일괄협상에 성공했지만 하이닉스 등은 소송이 진행중이다.

하이닉스에 따르면 램버스 특허 소송은 상고심에서 하이닉스에 유리하게 판결, 1심으로 돌려보내 1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독과점 소송에 대해서는 배심원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

권 사장은 “30나노 D램 공정의 경우 기존 공정보다 수율향상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연말께 전체공정 중 40% 이상을 30나노 공정으로 가져가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나노 공정개발 및 양산이행에 대해서는 30나노 공정에서 많은 신기술을 확보한 덕에 훨씬 수월하게 공정이행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D램 생산량 중 30나노 공정 제품 비중을 60%이상으로 올릴 것이라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범용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D램 비중이 높은 하이닉스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낸드플래시는 당분간 괜찮고, 중장기로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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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글로벌 경기불황에 대해서는 “환율이 높아지면 영업이익은 좋아지나 부채를 달러로 책정하는 탓에 환차손이 발생해 순이익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마지막으로 “범용 D램 제품 가격이 급락해 이 분야에서 흑자 내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3분기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다음 분기부터는 하이닉스의 저력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