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억울했다.
최초 미국 대형 소셜커머스 리빙소셜과의 합병 소식이 전해졌을 직후 여론은 들끓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인터넷 벤처 업계에서 신데렐라로 등극할 무렵, 돌연 회사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두고 ‘먹튀’라는 원색적 비난이 빗발쳤다.
지난 19일 리빙소셜과 합병 절차가 마무리 된 이후 처음 언론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 대표는 그간 말하지 못했던 고민과 답답함을 털어놨다.
“예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억울한 측면도 많았습니다. 합병은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내린 최선의 결정입니다. 실제로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것처럼 먹은 것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신 대표는 연간 거래액 수천억원 규모의 촉망받는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돈 대신 지분을 받았다. 물론 일각에서는 상장을 앞둔 리빙소셜의 지분은 결국 거액의 현금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최초 합병 소식이 알려졌을 때 언론에서 신 대표가 잭팟을 터트렸다며 제시된 금액이 모두 달랐던 것은 어디까지나 리빙소셜의 상장 후 주식 가치에 대한 추정을 근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신 대표 주머니에 들어간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한 지분 교환 규모나 숫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리빙소셜이라는 회사에 대해 오너십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신 대표 말대로다. 합병 과정이 완료됐지만 티켓몬스터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신 대표는 새로운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고 직원들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티켓몬스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주위의 평가야 어떻든 티켓몬스터와 리빙소셜의 시너지에 대해 신 대표는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일하는 프로세스가 약합니다. 1조 이상의 거래액을 올릴 수 있는 회사가 되려면 여전히 많이 배워야 됩니다.”
리빙소셜과 합병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신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그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하다.
“영업 조직을 움직이는 체계 자체만 보더라도 리빙 소셜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돼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소셜커머스 영업사원이 같은 시간 10개의 거래를 따낸다면 미국은 30개 이상 따낼 수 있을 정도죠.”
수많은 제안이 있었고 그중에는 적지 않은 현금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제안을 뿌리치고 리빙소셜을 택했다.
반대로 리빙소셜은 티켓몬스터에 대해 어떤 매력을 느꼈을까. 단순히 외형을 불리기 위해서라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리빙소셜이 쉽게 지분 양도 결정을 하기 어렵다.
“그쪽에서는 티켓몬스터가 아시아 지역을 맡을 수 있을 만한 팀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합병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죠.”
더 큰 꿈을 위해 내린 결정이지만, 세간의 평가는 개그콘서트도 챙겨보지 못할 정도로 바쁜 그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옳은 결정했다는 믿음은 흔들림이 없다.
■그루폰 상장 실패, 리빙소셜에 영향 없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현재 한 달이 멀다하고 최고 거래 실적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보다 한 발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는 리빙소셜을 비롯해 1위 기업 그루폰이 상장을 준비중일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이 기록하고 있는 거액의 적자 규모는 과연 소셜커머스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그루폰은 결국 상장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스타트업 기업에게 설립 초기 적자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존도 설립 후 7년동안 적자가 났습니다. 네이버나 옥션과 같은 국내 유수의 인터넷 기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루폰의 상장 실패가 리빙소셜 상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냐는 질문에 그것은 아닐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루폰이 상장이 어려워진 이유는 서류 문제입니다. 리빙소셜은 좀 더 현명하게 돈을 쓰고 있으며 인재들이 계속 모이고 있습니다. 결코 상장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새로운 경험 파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리빙소셜과 합병 절차가 끝난 이후 티켓몬스터도 발빠르게 신규 사업을 준비중이다. 신 대표의 방에는 향후 사업 전략 및 아이템에 대한 메모가 벽면 한가득을 채울 정도로 빼곡하게 적혀있다.
티켓몬스터는 당장 다음달 초 패션 브랜드 사이트 '페르쉐' 오픈과 함께 신사동 가로수길에 구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온라인에서 상거래가 이뤄지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낸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매월 34가지의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구두를 4만9천900원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유통 구조의 혁신을 이룬다는 점에서 소셜커머스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경험’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리빙소셜에서 도입한 사업 아이템이다.
“가령 성산봉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와 와인테이스팅 행사를 하면 어떨까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행상품과는 차이가 있죠.”
새로운 경험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은 티켓몬스터에서 직접할 계획이다. 경험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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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티켓몬스터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지향하는 소셜커머스는 단순히 쿠폰이나 물건을 많이 팔아서 거래액 규모를 늘리는 전자상거래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우리가 가진 방향성은 단순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경험과 상품을 제공하고 판매자에게 극대화된 마케팅 효과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채널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우리의 고객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