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코리아는 있고 EA코리아에는 없는 것?

일반입력 :2011/09/29 10:50    수정: 2011/09/29 15:29

김동현

사실 어느 업체를 비교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비교가 될 필요성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어느 새 두 달 남짓 남긴 시점에서 캡콤엔터테인먼트코리아(캡콤코리아)와 일렉트로닉아츠코리아(EA코리아)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국내 콘솔 및 PC용 패키지 시장이 침체의 시기를 걷고 있지만 캡콤코리아를 비롯해 인트라링스, 디지털터치, 인플레이, 게임피아, 한국MS,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등 많은 업체들의 노력으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나아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급상승한 한글화 타이틀 개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하반기만 한글 출시 타이틀은 10개 넘게 준비돼 있으며, 내년은 더욱 많이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든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업체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유독한 EA코리아만 이 같은 행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게임 타이틀 출시를 줄이고 온라인 게임 시장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답답할 정도다. 비슷한 입장이지만 콘솔 및 PC 패키지 게임 시장 확대를 위해 총력을 하는 캡콤코리아와 너무 다르다.

캡콤코리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비싼 비용을 들여 불법 복제 게임 차단에 나서고 있다. 비용은 정확히 언급할 수 없지만 타이틀 하나의 마케팅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막 먹는 수준이다. 덕분에 최근 웹하드 및 P2P 사이트에서는 캡콤의 불법 복제 게임의 눈에 띄게 줄었다.

“서드파티라고 해서 플랫폼 홀더가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는 건 문제가 된다. 할 수 있다면 직접 나서서 불법 복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근본 차단해 게임 문화의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캡콤코리아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캡콤코리아에서 출시되는 PC 게임은 콘솔 게임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불법 복제 게임 근절을 위해 매달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는 점을 보면 기자 입장에서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실제로 캡콤코리아는 몇 달에 타이틀을 하나씩 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EA코리아는 무지할 정도로 당당하다. 이용자들이 게임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변경해도 “큰 문제 없다”는 발언을 할 정도다. 자사의 게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용자들이 마음껏 수정해도 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 EA코리아 정식 입장이다.

예를 들면 ‘크라이시스2’와 ‘앨리스 : 매드니스 리턴즈’를 들 수 있다. 이 두 타이틀은 모두 이용자에 의해 자막 한글화가 됐다. 하지만 EA코리아는 저작권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캡콤코리아는 물론 대부분의 회사는 이용자가 한글화 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저작권 문제로 보고 유도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크라이시스2’의 개발사나 ‘앨리스’ 게임의 스파이시홀스 개발사가 저작권 문제로 이용자들에게 소송을 걸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도 EA코리아는 남의 이야기 마냥 그냥 넘겨 버리고 있다.

EA코리아의 PC게임의 출시 자체가 캡콤보다 높지만 불법 복사를 막을 생각은 없는 상태다. 덕분에 EA의 게임들은 웹하드나 P2P 사이트에서 당당하게 검색해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이미 최신작 ‘피파12’는 최신 게임이라는 항목에 출시 전부터 버젓이 올라와 있다.

한글화에 대한 노력이 거의 없다는 점도 캡콤코리아와 EA코리아의 차이점이다. 캡콤코리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한글 타이틀을 늘려나갈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정식 출시 예정인 대부분 타이틀의 한글화를 고려, 준비 중이다. 이는 본지 기자가 캡콤코리아 담당자와 취재로 나온 사실이다.

하지만 EA코리아는 매번 한글화를 했던 ‘피파’ 시리즈의 한글화도 포기했으며, 이후에도 ‘배틀필드3’를 제외하면 마땅히 예정된 것이 없다. 실제로 기자와의 취재에서도 한글화 예정 타이틀이 없으며, (국내) 판매량 자체가 낮아 일렉트로닉아츠아시아(EA아시아)에서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꺼냈다.

실제로 EA코리아의 패키지 출시 및 기사, 리뷰 등은 EA아시아의 관리를 받는다. 국내 패키지 판매량의 하락 때문이다. 기대를 샀던 ‘데드스페이스2’는 물론 ‘크라이시스2’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 등 인기작부터 ‘메스이펙트3’와 ‘니드 포 스피드 : 더 런’ 등도 영문판으로 출시됐고 출시될 예정인 점도 그렇다.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 문제를 EA코리아는 이용자들 탓 마냥 떠넘기는 점이다. 그나마 ‘배틀필드3’ 한글화가 확정됐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덜하고 있지만 게임 판매량을 회복시키기 위해 별 다른 노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 복제에도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입지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심지어 한국어 홈페이지도 아시아에 통합됐다.

더욱이나 EA코리아는 네오위즈게임즈와 함께 서비스 중인 ‘피파 온라인2’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피파 온라인2’의 경우는 국내 게임 순위 1~5위를 몇 년째 기록 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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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오는 높은 수익이 대한 일종의 환원으로 패키지 게임에 대한 한글화나 불법 복제 차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크게 수익 면에서 높다고 보기도 어려운 캡콤코리아도 나서는데 돈은 제대로 버는 EA코리아가 모르는 척 넘어가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내년이 되면 이 같은 EA코리아의 행보는 더욱 딱딱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에는 지금보다 타이틀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EA코리아. 캡콤코리아에는 있고 EA코리아에는 없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대한 배려와 게임 산업에 대한 개념이 아닐까.